[데스크 칼럼] 우영우와 콘텐츠의 힘
[데스크 칼럼] 우영우와 콘텐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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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카톡 대화중 왕따를 당했다. 지인과 대화를 나누던 중 김밥 얘기에 무슨 말인지 몰라 머뭇거리자 대화가 안된다며 제발 드라마를 보라 한다.

장안의 화제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드라마 얘기다. 우영우가 김밥을 먹고 그 아버지가 김밥 장수라 한다.

책이든 영화든 트렌디한 것은 한참 지나서야 보고 읽는 습성이 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장벽을 만들었다.

우영우를 아예 안본 것은 아니다. 채널을 돌리다 본 정도여서 스토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화제물인지 몰랐다.

이를 기획한 스카이TV의 모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실적도 개선세다. 연매출 7000억~8000억원 수준이던 KT스카이라이프의 최근 분기 매출이 2542억원을 기록하자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2분기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결 기준 매출액(영업수익)은 같은 기간 45.2%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와 큰 차이가 없다(0.4%, 1억원 증가). 영업 확대에 따른 망 사용료 증가 등 영업비용이 증가함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KT스카이라이프 주가가 상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자회사 매출 개선에 따른, 즉 우영우와 같은 작품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콘텐츠 세계에선 ‘한방’이 주효하기 때문에 CJ ENM 등 기존 사례와 같이 또다른 한방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우영우는 KT 스튜디오지니(이하 지니)에서 투자했다. 망사업자 성격이 강한 KT가 콘텐츠 회사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콘텐츠 산업의 국내 지형이 넷플릭스 등 글로벌 유통사를 통해 대작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우영우 후속 성공작들이 잇따라 터질 경우 KT 스카이라이프는 물론 KT그룹 전체의 위상 변화도 감지된다.

콘텐츠 전략은 KT가 강조하는 '디지코' 전환의 중요한 핵심 축이다.

실제 KT스튜디오지니가 CJ ENM으로부터 1000억원 투자를 받기로 하는 등 이에 따라 콘텐츠 구매 편성에 있어서도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일정 물량을 tvN과 티빙 등 CJ ENM 채널에 편성하기로 합의해 KT 미디어 전략에 모종의 변화가 있다.

우영우 덕분에 잘 알려지지 않던 ENA 채널도 널리 알려지게 됐다. 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를 본 것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자회사 스카이TV 채널을 통해 우영우 외 강철부대, 나는솔로 등 히트작을 선보이고 있다.

시청자는 흥미진진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해 볼 수 있고, 서비스 사업자는 시청률 상승에 따른 광고단가 인상으로 수익 개선을 이룰 수 있으니 서로 윈윈인 셈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우영우 히트작에 힘입어 광고 사업은 2분기 모든 사업을 통틀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분기 별도 기준 광고 매출은 153억원이다. 또 드라마에 따른 채널 홍보 효과로 2분기에만 전체 가입자 순증 4만1000명을 달성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콘텐츠가 갖고 있는 힘이다. 그래서 우영우는 시청자에게는 물론 해당 사업자들에게 유의미한 점을 갖고 있다.

콘텐츠 산업의 경영진들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위험분산과 함께 지속적인 투자를 일궈낼 때만 소정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스카이라이프는 이달 말 이사회를 개최하고 스카이TV가 미디어지니(지니의 자회사로 지니는 KT 자회사)를 흡수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4월 말 스카이TV가 보유한 7개 채널, 미디어지니가 보유한 5개 채널을 합쳐 ENA 채널로 브랜드를 새롭게 시작하면서 양사의 합병설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사업자에서 종합 미디어 콘텐츠 기업으로의 발돋움, 그리고 KT의 디지코 전환 전략이 씨줄날줄로 엮이며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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