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3년1개월만에 하락폭 최대
수도권 아파트값, 3년1개월만에 하락폭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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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시세로 경기·인천 2개월째 떨어져···서울도 약보합세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pixabay)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pixabay)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난해 월 최고 2%대 중반의 급등세를 보였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값이 최근 내림세로 전환하며 그 폭도 커지고 있다.

7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2019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35개월간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6월(-0.04%) 3년 만에 하락 전환됐다. 지난달에는 0.12% 떨어져 전달 대비 하락 폭이 3배로 커졌다. 이는 2019년 6월(-0.11%)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값 연간 상승률은 25.42%에 달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줄어든 주택 공급과 저금리,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던 2002년(29.27%)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2월(2.32%) △3월(2.38%) △6월(2.42%) △8월(2.50%) △9월(2.43%)에는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이 2% 중반에 달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서울(16.40%)은 2006년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경기(29.33%)와 인천(32.93%)은 각각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1986년 이래 역대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준금리 연 0%대의 저금리가 유지된 데다 집값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불안을 느낀 무주택자들이 대출을 받아 경기·인천 지역의 집을 사는 '탈서울 내 집 마련 행렬'이 두드러진 영향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정차 지역 발표에 따른 교통개발 호재도 이들 지역 아파트값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기준금리가 지속해서 인상된 탓이다.

경기와 인천의 아파트값은 지난달 각각 0.15%, 0.38% 떨어져 전달의 0.05%, 0.43% 하락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빠졌다.

서울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달(0.03%) 상승 폭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약보합을 보였다. 작년 말과 비교해 올해 1∼7월 서울시는 성북구(-0.30%), 인천시는 연수구(-0.50%)·남동구(-0.12%)·서구(-0.18%)의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경기도는 같은 기간 △안양시 동안구(-2.27%) △수원시 영통구(-2.26%) △화성시(-2.20%) △의왕시(-1.28%) △광명시(-1.14%) △수원시 권선구(-1.07%) 등의 아파트값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었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인덕원대우 전용면적 84.96㎡의 경우 지난달 9일 2층이 7억4500만원에 중개 매매돼 전달 3일 1층이 7억8000만원에 팔린 것보다도 3500만원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8월 같은 면적 2층이 9억50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안 돼 2억원 넘게 급락한 금액이다.

서울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근처인 이 단지는 지난해 인덕원역이 GTX C노선 정차역에 포함됐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가격이 급등했다가 올해 들어서는 정반대의 상황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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