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다시 1310원 위로 올라섰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의 깜짝 '빅스텝'(0.5%p 금리인상) 효과는 진정된 데 반해 미국 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더욱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307.7원)보다 5.3원 올라선 1313.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0.4원 내린 1307.3원으로 개장한 환율은 장중 초반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해 정오를 넘어서면서 1314.3원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이날 환율은 유로화 강세 속 달러화지수 약세 및 미국 경제지표 둔화 기반 경기 침체 우려에 상하방 압력이 동시에 작용했다. 전날 ECB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빅스텝에 나섰고, 금리인상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유로화 강세를 지지했다.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오전까지 유로화 강세에 밀려 106선 중반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열흘 만에 재개한 노르트스트림1 가스 공급이 40% 수준에 불과해 에너지 대란 우려가 확대됐다. 특히 독일의 경우 이미 지난달부터 가스 공급 조기경보 단계를 전체 3단계 중 2단계로 올렸으며, 부족한 에너지 수급에 이산화탄소 등 유독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갈탄을 이용한 전력 생산안까지 내놨다.
여기에 경기 사이클을 측정하는 미국의 6월 콘퍼런스보드(CB) 경기선행지수(LEI, -0.8%)가 4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물론, 시장 예상치(-0.6%)를 넘어섰다. 여기에 7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활동지수도 예상치(0.4)를 밑돈 -12.3을 기록했다. 이에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 투자심리는 위축되고, 위험회피 심리는 더욱 확대됐다.
내주 있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경계 심리까지 맞물리면서 유로당 1.02달러 후반까지 올라섰던 환율은 현재 유로당 1.01달러선까지 내려왔다. 달러인덱스도 오름세를 계속 키우면서 현재 역외시장에선 107선 중반까지 치솟았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 및 LEI는 최근 완화됐던 미국 경기 침체 우려를 다시 자극시켰고, 미국 국채금리가 10bp(1bp= 0.01%) 이상 급락한 점도 이를 반증한다"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외인 순매도 가능성도 존재하며, 달러당 1300원 초반에서 대기하는 결제 수요(달러 매수) 역시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