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기회의 땅' 베트남 영토 확장 '박차'
증권사들, '기회의 땅' 베트남 영토 확장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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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 현지 법인 순익, 3년 새 8배···미래, 자산·실적 '선두'
"높은 성장성·잠재력 보유한 사업 전략 요충지로 각광"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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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들어 증시 침체에 따른 실적 쇼크가 예상되는 증권사들이 저마다 베트남 시장에서 높은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을 보유해 신흥국 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주목받는 베트남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베트남 현지 법인 9곳에서 위탁·인수 수수료 수익 등으로 8280만 달러(1066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홍콩(1억264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 높은 규모다. 중국·싱가포르 등 6개국에서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적자가 발생한 것에 비해 크게 선방한 결과다.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 'KIS Vietnam Securities Corporation'은 지난해 28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101억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33억원에 그쳤던 2018년 이후 3년 만에 8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올 1분기에도 62억원으로 전년 동기(48억원)보다 29.2% 늘었다.

2010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한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현지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일문 사장은 지난달 현지 주요 기업과 기관을 만나 신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KIS베트남'의 비즈니스 확대 지원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인재 육성을 후원하는 등 장기적인 협력 관계 구축에도 힘을 실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외에 IB(투자은행)까지 영역을 확대해 명실상부 베트남 종합증권사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정 사장은 "베트남 금융시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현지 기업 및 기관들과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양국 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영토' 확장에 주력하는 미래에셋증권은 베트남 현지에서 가장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현지법인 'Mirae Asset Securities (Vietnam) JSC'은 지난해 42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256억원)보다 64% 급증했다. 자산총액 역시 전년(7272억원)보다 6000억원 이상 불어난 1조3099억원으로 타 증권사를 압도한다.

미래에셋증권의 베트남 현지 법인은 호찌민(4곳), 하노이(2곳) 등 지점만 10곳에 달하며, 위탁매매와 IB, 자기자본투자(IB)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온라인 계좌개설과 비대면 마케팅 등 신속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베트남 법인 'NH Securities Vietnam'에 하노이지점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하노이지점은 베트남 고액자산가들이 밀집한 호안끼엠 지역에 위치했으며, 주식중개와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2009년 현지 증권사인 CBV증권과 합작 법인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지난 2018년 100% 지분인수를 통해 NH Securities Vietnam(NHSV)를 출범시켰다. 

동남아 이머징 마켓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지난 4년여 동안 영업조직 확충 및 IT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기반 구축에 집중해 왔다. NHSV는 2019년부터 흑자로 전환했으며, 지난해에는 3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김홍욱 글로벌 사업본부 대표는 "하노이지점에서 차원이 다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NHSV를 베트남 선도 증권사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는 베트남에서 증권사들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로 전망했다. 한국(2.5%)은 물론, 세계경제성장률(3.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베트남을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먹거리 선점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까닭에, 증권사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높은 성장성과 잠재력을 보유한 베트남을 사업 전략 요충지로 여기고 투자 역량을 늘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지에서 다방면의 역량을 갖춘 종합 증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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