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에 공들인 보험사···'지속가능보고서' 속속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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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현대해상 등 동참···ESG정보공개 강화
"가스배출량보다 '금융배출량' 고려할 필요"
석유 시추 모습 (사진=픽사베이)
석유 시추 모습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보험사들이 최근 들어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장기적인 목표와 계획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오는 2030년부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정보공시를 의무화하는 등 ESG 경영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보험사 역시 이런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해상·한화생명 등 국내 주요 보험사들은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ESG 경영의 중장기 플랜을 발표했다. 한화생명은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그린라이프 2030'라는 장기 전략 목표 아래 친환경·친사회적 투자 비중을 현 2%에서 5% 수준으로 2배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같은 기간 탄소배출량은 40% 이상 감축하고 임직원 안에서 다양성·공정성·포용성을 나타내는 지수인 D·E·I지수도 개선할 방침이다.

현대해상도 '보험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타이틀을 붙인 '2021 현대해상 통합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보고서엔 ESG경영에 대한 방향성을 나타내는 중요 정책, 책임투자 원칙, ESG 리스크 자산 투자 배제 원칙 등이 담겼다. 특히 과거와 달리 ESG 성과를 데이터로 정량화한 부분이 눈에 띈다. 기후관련 리스크 관리 및 평가 지표의 구체화도 예고했다.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 및 용수·폐기물 감축 목표를 전년대비 3%가량 줄이는 것으로 잡았고, 친환경투자 목표와 성과 평가를 위한 지표도 수립할 예정이다.

앞서 ESG 계획을 마련한 보험사 중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가장 높은 수준의 ESG 목표를 수립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오는 2030년까지 ESG금융에 각각 20조원, 13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향후 약 10년 간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2020 ESG금융 백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2031년까지 3000억원, KB손해보험은 2023년까지 1조원의 목표액을 설정했다. 

올해 들어 ESG 목표와 계획 등을 구체화한 보험사들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금융지주 및 은행권에서 주로 불던 ESG경영 바람이 보험업계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8~9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보험사 26곳 중 국내 주요 금융그룹 계열 보험사 5곳(농협생명·KB생명·농협손해보험·KB손해보험·IBK연금보험)과 삼성생명·미래에셋생명·삼성화재 등을 제외한 약 70%가량의 보험사(18곳)들이 'ESG금융목표 수립여부'에 대해 미온적(미응답+아니오)으로 답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요 금융지주인 신한·KB·하나·우리·농협금융그룹은 모두 ESG금융목표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주요 보험사들이 ESG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나선 만큼, 다른 중소 보험사들 역시 이런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ESG경영 강화를 위한 공시 의무화가 법제화되면서 업권 전반적으로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1월 금융위원회가 일정 규모 이상 자산을 보유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2025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에 공시 의무를 지게 하고, 2030년부터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그 범위를 넓히는 게 개선방안의 핵심이다. 

게다가 IFRS(국제회계기준)의 국제 지속가능성 기준 위원회(ISSB)는 올해 11월말까지 ESG 공시 표준화를 위한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일반적인 공시 기준인 IFRS1 일반 요구사항과 기후변화 관련 내용의 기준들을 정리한 IFRS S2 초안은 이미 공개된 상태다. 국내에서는 ESG 경영 강화를 위해 관련 정보를 사업보고서 등에 의무적으로 공시하는 입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ESG정보 공개 관련한 입법안이 발의되고 IFRS 등에서도 관련 기준을 만들면서, 보험사들도 ESG 정보와 목표를 대내외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환경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국내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뿐만 아니라 삼성·한화·현대 주요 보험사들에서도 관련 지표를 내놓은 상황이라, 보험업계에서도 ESG 목표 수립 및 계획들을 발표하는 일이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앞으로 보험사들도 ESG경영 목표와 실행방안을 공개해야 하는 구조로 갈 것"이라며 "실제 보험사들은 투자·보험 판매·대출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런 금융행위로 인해 배출하는 금융배출량을 줄이는 게 목표의 핵심이 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험사의 온실가스 배출 대부분은 사내 전력 사용량인데 이 부분은 줄여도 효과가 미미한 실정"이라며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한 자금 흐름을 파악하고 ESG워싱 논란을 막기 위해서는 명확한 ESG금융 목표를 세워야 하며, 정부 차원에서도 세부적인 기준과 개념 설정이 한번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DB손해보험 등도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ESG경영활동·이해관계자별 지속가능경영 성과 등을 발표해 온 만큼, 올해도 보고서를 통해 ESG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의 '2021 통합보고서' 중 환경경영 이행 계획(위)과 한화생명의 '2022 지속가능보고서'  ESG 전략 목표(아래). (사진=각 사)
현대해상의 '2021 통합보고서' 중 환경경영 이행 계획(위)과 한화생명의 '2022 지속가능보고서' ESG 전략 목표(아래).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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