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빅스텝, 환율안정엔 도움···대출이자 부담, 투자 위축"
경제계 "빅스텝, 환율안정엔 도움···대출이자 부담, 투자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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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전경련, 경총, 무역협, 중기중앙회 등 한 목소리 우려
한국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 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밟은 13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금리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 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밟은 13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금리 관련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경제단체들은 환율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13일 임진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 원장 명의의 논평을 통해 "최근의 물가 불안과 환율 급등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0.5%p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 있지만 가계·기업 부채 부실화와 경기 위축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통화정책의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정확한 경제 상황 진단과 경제 주체의 체력을 고려한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취약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추광호 경제본부장 명의의 코멘트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은 소비자물가 급등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를 감안한 조치라고 판단한다"면서도 "가계와 기업의 금융 방어력이 취약하고, 실물 경제도 부진한 상황인 만큼 향후 금리 인상 속도는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미국과의 금리역전 현상에 유의하면서 무역수지 흑자 등을 통한 원화가치 안정 노력으로 금리 인상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입장문에서 "물가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 등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급격한 인상으로 기업들의 금융부담이 급증해 투자가 위축될 수 있고, 민간 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총은 특히 "한계상황에 처한 많은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무역협회(무협) 역시 장상식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장 명의의 논평을 내고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무역업계의 수입 부담이 컸다"며 "오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향 조정은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금리 인상으로 수출 초도자금과 운영자금 등 기업의 대출 금리가 상승해 투자 및 제품 생산에 어려움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정부에서 정책금융 저리 대출을 통한 수출업계 지원도 함께 고려해 달라"고 촉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도 빅 스텝 단행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중기중앙회는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931조원이고 이중 개인사업자 대출이 437조원에 달한다"며 "금리가 지속해서 인상된다면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처럼 건실한 중소기업도 외부 요인에 의한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고, 이는 실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계는 특히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해 대기업보다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산금리도 더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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