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 2300선 붕괴·환율 13년 만에 최고
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 2300선 붕괴·환율 13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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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기관 9300억 '팔자'···원·달러 환율 1306.3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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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성준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국내 금융시장을 재차 짓누르고 있다. 코스피가 1년8개월 만에 2300선을 밑돌았고,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돌파, 13년 새 최고치로 치솟았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49.77p(2.13%) 내린 2292.01로 마감했다. 2020년11월2일(2300.16)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전 거래일보다 11.67p(0.50%) 내린 2330.11에 출발한 지수는 장 내내 약세 흐름을 이어가더니,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하며 2300선마저 내줬다. 지수가 2300선을 하회해 마감한 건 지난 2020년 10월30일(2267.15)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투자주체별로 기관이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6230억원, 외국인이 3148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 개인은 8966억원어치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총 1398억84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등으로  경기침체 공포가 한층 커졌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과 유가 급락에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세에 나서면서 주가 급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들이 지속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82%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 시각 2년물 국채금리는 2.83% 수준을 나타냈다. 가파른 금리 하락은 채권 시장이 경기 침체 우려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인 국채와 달러로 쏠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유가는 8% 이상 추락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2% 떨어진 99.50달러에 마감해 지난 5월 11일 이후 두 달 만에 배럴당 1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업종별로 보험(-6.16%)과 운수장비(-4.67%), 전기가스업(-4.39%), 철강금속(-4.37%), 기계(-4.34%), 유통업(-4.33%), 건설업(-3.75%), 금융업(-3.65%), 증권(-3.26%), 화학(-3.18%), 운수창고(-2.86%), 통신업(-2.26%), 비금속광물(-2.11%), 제조업(-1.89%), 종이목재(-1.36%) 등 대다수가 하락 마감했다. 다만 의료정밀(0.27%)은 유일하게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선 대장주 삼성전자(-1.40%)가 사흘 만에 반락했고, SK하이닉스(-0.43%), 삼성바이오로직스(-0.62%), 현대차(-2.82%), 삼성SDI(-2.61%), LG화학(-1.17%), 기아(-3.83%) 등도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2.49%), NAVER(0.21%), 카카오(2.08%) 등은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상승 종목이 177곳, 하락 종목이 697곳이고, 변동 없는 종목은 54곳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6.32p(0.84%) 떨어진 744.63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0.91p(0.12%) 내린 750.04에 출발한 뒤 오름폭을 1% 이상 확대하며 오전 한때 760선 목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오후 들어 하락 반전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나갔다. 

◇원·달러 장중 1310원 돌파···13년 만 최고  

원·달러 환율도 이날 장중 1310원을 뚫어내는 등 투심 훼손에 따른 글로벌 달러 초강세 움직임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300.3원)보다 6.0원 올라선 1306.3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1300.3원)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이틀 연속 1300원대 장을 마감했다.

특히 이날 환율은 간밤 뉴욕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높은 레벨을 따라 8.2원 오른 1308.5원으로 개장한 뒤 약 2분 만에 1311.0원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30일 기록했던 장중 연고점(1303.7원)을 경신했다. 1311원은 지난 2009년 7월13일(고가 기준 1315.0원) 이후 근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수급 면에서는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우위를 가져가며 결제 수요(달러 매수) 물량이 적극적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여기에 외환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스무딩 오퍼레이션)로 보이는 물량과 당국 경계심리 등이 반영되면서 환율은 장중 1307원대에서 횡보세를 보이다가 마감 직전 1306원으로 낮춰 장을 마쳤다.

특히 유로화 약세가 글로벌 강(强)달러 움직임에 더욱 힘을 보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하반기 금리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노르웨이 해상 유전·가스전 파업, 러시아의 유로존 천연가스 공급 중단 소식은 유로화 약세·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이에 달러 대비 유로 환율은 1.0281달러까지 내려앉으며 근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106.7선까지 오르면서 역시 2002년 11월 이후 가장 높았다.

한 은행권 외환 딜러는 "이미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간 시점에선 상단 레벨을 논하는 것이 사실상 의미가 없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현재 수급에서 보면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인식이 시장 내 참여자들에게 공공연히 돌고 있기도 하다. 오늘은 네고 물량이 상단을 제한했지만,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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