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LH 등 14개 공기업 '재무위험기관' 지정···자산매각·인력 구조조정
한전·LH 등 14개 공기업 '재무위험기관' 지정···자산매각·인력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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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사진=한국전력)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정부가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철도공사, 석유공사 등 공공기관 14곳을 재무위험기관으로 분류했다. 재무위험기관은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대형 공공기관 중 부채 비율이 높거나 경영 개선 노력이 부족한 기관이다.

정부는 이들 공공기관에 비핵심 자산에 대한 매각과 신규 투자 제한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조직과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병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이들 공공기관들에 대해 5개년에 걸친 재정 건전화 계획을 만들어 이행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1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전날 최상대 제2차관 주재로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재무위험기관 14곳을 선정했다. 자산 2조 원 이상의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중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기관 등을 선별했다. 재무위험기관은 재무 구조가 최근 급격히 나빠진 ‘사업수익성 악화(징후)기관’과 재무 부실이 누적된 ‘재무구조 전반 취약기관’으로 분류됐다.

사업수익성 악화 기관으로는 한전이 첫 손에 꼽혔다. 고유가 영향으로 연료 구매비가 늘어나면서 최근 재무 상황이 빠르게 나빠진 점이 고려됐다. 한전은 지난해 5조8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7조8000억 원의 적자를 봤다.

한전이 한국수력원자력과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남동발전, 동서발전 등 발전 자회사 5곳에서 전력을 구매하는 등 수익 구조가 연결돼있는 점을 고려해 한전의 자회사 6곳도 함께 관리 대상으로 분류됐다.

LH 역시 사업수익성 악화 기관으로 지정됐다.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채가 크게 늘었는데 금리 인상 흐름에 맞물려 재무 부실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재무구조 전반 취약기관으로는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석탄공사, 광해광업공단 등 자원 공기업 4곳과 한국철도공사가 지정됐다. 이들 공기업은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섰거나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진 곳들이다. 앞서 대규모 차입을 통해 해외 자산을 인수하면서도 수익성을 제대로 따지지 않은 탓에 재무 부실이 누적돼왔다. 한국철도공사는 코로나19 영향에 매출이 줄어든 탓에 취약기관으로 분류됐다.

정부는 사업수익성 악화 기관에 대해 신규 투자 최소화 등 지출 효율화를 주문할 계획이다. 재무구조 전반 취약 기관에는 지출효율화와 함께 기존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모든 기관에 △비핵심 자산 매각 △투자 사업 정비 △인력 재배치 계획 등을 담은 5개년 재정 정상화 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한편 공공부문노동조합 측은 정부의 이같은 구조조정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노총내 공공부문노동조합 산별연맹인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으로 구성된 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협의회(한공노협)은 "정부가 공공기관 방만 경영의 근거로 제시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됐다"며 반박했다.

한공노협은 1일 11시 서대문에 소재한 경찰청 본청에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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