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앱 정리하고 원앱 강화 나선 은행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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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KB국민은행, 알림 서비스 앱 종료 예정
"빅테크 대응과 효율성 감안, 앱 통합 불가피"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의 알림 앱 종료 사전 안내. (사진=각 은행 앱)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원 앱' 전략을 펴고 있는 은행들이 알림 서비스 등 구형 앱 정리에 나섰다. 기능이 중복되는 앱을 없애고 기존의 앱을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인데,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서비스 개선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달 30일 '원터치 알림앱'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지난 2013년 10월에 출시된 원터치 알림은 실시간으로 통장의 입출금 거래 내역 및 잔액 조회가 가능하고, 환율과 각종 만기일, 대출이자납입일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기존에 유료로 'SMS 입출금내역 안내서비스'를 이용해야 했던 것과 달리 무료로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주목받았다. 피싱문자 알림기능으로 금융사고 예방에도 효용성을 인정받으면서 출시 4개월 만에 가입 고객수가 1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9년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원터치 알림앱을 통해 받았던 입출금, 환율정보 알림 서비스는 앞으로 우리원(WON)뱅킹에서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입출금 알림 기능에 대한 품질을 개선하고자 원터치알림서비스를 종료하고, 우리 WON뱅킹 'WON알림' 서비스로 통합 운영하게 됐다"며 "WON알림 서비스로 더욱 편리하고 정확한 입출금 알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0월 말까지만 'KB스타알림'을 운영하기로 했다. 출시 6년여 만이다. 우선 내달 18일 △KB스타알림 서비스 가입(신규·재가입) △투자정보 알림 등록·수신 △MY알림 등록을, 9월1일엔 △입출금알림·금융정보알림 등록을 중단할 예정이다.

고객별 맞춤형 금융정보, 입출금 내역 등을 무료로 알려주는 KB스타알림과 모바일뱅킹 앱 'KB스타뱅킹'을 따로 운영해온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앱 개편을 통해 알림서비스를 한데 모았다. 앱을 별도로 운영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새 KB스타뱅킹엔 기존 KB스타알림에서 제공되던 130여개 알림 콘텐츠에 신규 콘텐츠가 추가돼 약 170개의 알림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처럼 은행들이 잇달아 자사 알림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은 슈퍼앱 전략의 일환이다. 그간 새로운 앱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일부 고객을 위해 알림 관련 서비스 등 구형 앱을 유지하는 분위기였다면, 최근엔 중복되거나 사용이 저조한 기능을 속속 종료하는 추세다.

은행권은 중·장기적으로 뱅킹앱을 통합해야 여러 앱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디지털 소외계층의 불편도 해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하나의 앱에 모든 기능을 모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서비스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고령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고령자 모드' 앱도 출시된다.

앞서 금융 당국은 지난 2월 은행권과 함께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디지털금융이 가속화되는 과정에서 금융 소외를 낳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지침에 따라 은행권은 고령자가 많이 이용하는 기능에 대해 '고령자 모드'를 제공해야 한다. 고령층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별도의 모드로, 좀 더 직관적인 디자인과 함께 앱 내 각 단계를 거칠 때 설명도 주어진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고령자 모드인 쉬운뱅킹을 운영 중이다. 가이드라인에 맞춰 처음으로 구현된 쉬운뱅킹은 가독성이 좋은 큰 글씨와 단순하고 쉬운 사용자경험(UI)·사용자환경(UX)으로 구성됐다. 착오송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송금 시 받는 사람과 송금액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도록 송금 절차도 개선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장년층이나 고령층 등은 기존에 이용하던 앱을 고수하는 성향이 있어서 앱 통합이 쉽지 않지만, 감소하는 이용자 수 등을 감안해 기존 앱들을 정리 중"이라면서 "슈퍼앱을 보유한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해선 결국 앱 통합이 불가피한데, 새로운 앱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도 하나의 앱을 이용하는 게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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