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빅스텝' 가능성에 시장금리 '들썩'···2금융권 자금조달 '비상'
한은 '빅스텝' 가능성에 시장금리 '들썩'···2금융권 자금조달 '비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월 기준금리 인상 사실상 기정사실화
보험·카드사, 자금확충·조달 애로 부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하면서 2금융권에 미칠 충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1.5~1.75%) 상단은 우리나라(1.75%)와 같은데, 한은 입장에선 금리역전 현상을 막기 위해 다음달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보험업계와 카드업계의 자금조달 주요 루트 중 하나인 채권금리가 들썩이면서 자본조달 부담도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다음달 금통위에서 '빅스텝(0.5%p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 16일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한 이후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빅스텝 단행 가능성에 대해 "다음 금통위 회의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8월 금리인상을 실시한 이후 11월, 올해 1·4·5월 총 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p씩 인상했다. 시장에선 금통위가 7월 정례회의에서 또 한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 금리상승에 신회계기준 도입까지···보험사 "자본건전성 관리 모드" 

기준금리 인상은 2금융권 자금확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먼저 금리 인상은 보험업계 수익성 측면에서 호재지만, 자본건전성 측면에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건전성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 방어해야 하는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등 채권을 발행해 자본을 조달하고 있다. 여기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K-ICS)이 당장 내년부터 도입되는 데다 금융당국의 자본건전성 관리 요청까지 겹치면서 올해 들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달에만 △한화생명(후순위채 4000억원) △KB손해보험(지속가능채권 2860억원) △교보생명(신종자본증권 5억달러) 등이 재무건전성 개선과 IFRS17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이례적으로 급속도로 오르고 국채금리도 이에 연동돼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보험사의 채권 투자 비중이 높아 수익성에는 우호적인 환경이지만, 건전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보험사들이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여전채 금리 4%↑···"자금조달 비용 늘면 수익성 문제도" 

(표=금융투자협회)
2022년 6월 16일 기준 채권 금리동향표. (자료=금융투자협회)

카드업계는 더 답답한 상황이다. 은행과 같은 수신 기능이 없고 보험사처럼 고객에게 보험료를 받지 않는 카드사들은 대출 등 여신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로 조달하고 있는데, 금리상승이 시작되면서 여전채 금리도 들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만 해도 1%대 수준에 머물던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 4%대로 올라섰다. 여전채 금리가 4%대를 뚫은 것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AA+·민평평균) 3년물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 4.288%까지 올랐다. 지난 13일 여전채(AA+·민평평균) 3년물 금리는 연 4.263%로 직전거래일인 10일과 비교해 0.258%p 증가했다.

문제는 여전채 금리가 뛰면 그 상승분을 고스란히 비용으로 감당해야 하는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과 '수익성 악화'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은 자본조달 루트를 다양화하기 위해 CP(기업어음), 해외조달 등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만기 1년 이내 CP, 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38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2% 증가한 수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아 조달금리가 올라가는 움직임이 지속되면 카드사 유동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어제 기준으로 3년물이 4.4%를 넘어섰다. 현재와 같은 흐름에선 조달금리가 한동안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카드사의 조달금리 상승이 비용상승과 1대1로 전가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하면 수익성 악화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