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고용 호조에 되레 '긴축 악재' 부각···나스닥 2.47%↓
뉴욕증시, 고용 호조에 되레 '긴축 악재' 부각···나스닥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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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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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뉴욕증시는 5월 고용 호조 발표에 오히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했다.

현지시간 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48.58p(1.05%) 하락한 32,899.70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8.28p(1.63%) 떨어진 4,108.54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4.16p(2.47%) 밀린 12,012.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주간 단위로는 다우지수는 0.94%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20%, 0.98% 떨어졌다. 이번 주 3대 지수 모두 반등 한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셈이다.

이날 발표된 5월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는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에도 고용 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같은 고용 시장 호조라는 지표는 오히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우려라는 악재로 시장에 반영됐다. 이로 인해 이날 2.912%로 출발한 10년물 국채금리는 3%에 육박한 2.98%까지 치솟았다.

미 노동부는 이날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39만 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2만8천 명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달 수치는 42만8천 명에서 43만6천 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3.6%로 전달과 같았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62.3%로 전달의 62.2%에서 소폭 올랐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3% 올라 전달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전년 대비로는 5.24% 올라 전달의 5.46% 보다는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표는 경제가 침체로 가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씻어냈으며, 연준이 계속 긴축 강도를 높여도 될 정도로 고용이 탄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금리 인상 압박이 누그러지지 않고 있어, 결국 시장에는 고용 호조가 악재로 반영되는 모습이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투자리서치 대표는 "좋은 뉴스는 사실 나쁜 소식"이라며 "투자자 정서상 연준은 여전히 변수"라고 진단했다. 이어 "사람들은 어떤 좋은 소식이라도 매도 기회로 삼을 정도로 걱정이 많은 상태"라며 "일주일 연속, 며칠 연속 강세를 이어가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밝혔다.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 상승 압력을 막기 위해 뜨겁게 달아오른 노동시장이 다소 냉각되기를 바라는 발언들을 내놓고 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전날 한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경로에서 일시 중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중단해야 한다는 근거를 찾기 매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는 연준이 6월과 7월 두 차례 0.5%포인트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9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일각의 기대를 일축하는 발언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는 이날 CNBC에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행동이 공급과 수요의 균형에 도움이 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보기 전까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9월에도 금리를 0.5%p 인상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면 9월 금리 인상 폭은 0.25%p로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의 미래 전망은 점점 암울해지고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직원의 10%를 감축하고 채용을 전면 중단하길 원한다고 임원들에게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머스크는 임원들에게 경제에 대한 "느낌이 매우 나쁘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의 발언은 앞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가 경제에 닥칠 허리케인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한 이후 나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도 전날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공급망 충격으로 수년간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며, 시장에 공포가 더 많은 변동성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주요 기술주들은 급락했다.

애플은 앱스토어 성장 둔화가 단기적으로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에 3.86% 하락했다. 테슬라는 감원 소식에 따른 여파로 주가가 9.22% 급락했다.

알파벳과 아마존은 각각 2.62%, 2.52% 내렸고, 메타와 넷플릭스는 각각 4.07%, 2.98%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67% 내렸다. 엔비디아는 4.46% 하락했고, 마이크론은 7.21% 내렸다. 인텔과 퀄컴은 각각 3.24%, 3.41% 하락했고, AMD는 2.11% 내렸다.

S&P500 지수 내에서는 에너지 관련주만이 1% 이상 오르고, 나머지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임의소비재, 기술, 통신 관련주는 2% 이상 하락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거래일 대비 0.07p(0.28%) 오른 24.7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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