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기업가치 제고 '박차'···자회사 줄상장 '속도'
KT, 기업가치 제고 '박차'···자회사 줄상장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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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Digital-X Summit 2022에서 구현모 KT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KT)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KT 그룹이 자회사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미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한 자회사 밀리의 서재 뿐 아니라, 올해 4월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부문을 분사해 출범한 KT 클라우드 역시 상장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 뿐 아니라 케이뱅크, KT스튜디오지니 등 미디어·금융 계열사들도 순차적으로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KT그룹이 본격적인 기업가치 제고 작업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2일 통신업계와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 서재는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에 이익미실현 특례(테슬라 요건)를 통한 코스닥 상장을 위해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밀리의 서재는 올해 IPO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밀리의 서재는 이번 IPO 추진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오리지널콘텐츠를 확충하는 동시에, 콘텐츠에 대한투자도 다방면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201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밀리의 서재는 5월 현재 기준 콘텐츠 11만권, 파트너 출판사 1400여개와 공급 계약을 맺은 국내 최대 규모의 독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밀리의 서재는 국내 전자책 시장에서 구독 경제를 적용하고, 오디오북과 챗북, 오디오 드라마 등 신개념 독서 콘텐츠를 확산했다.

KT는 지난해 9월 밀리의 서재 보통주 12만9925주, 우선주 12만3772주를 포함해 지분 38.63%를 인수했다. 지분율은 50%를 넘지 못하지만 다른 투자자와 약정을 통해 과반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후 KT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그룹사들과 전방위적인 협업을 진행해 왔다.

밀리의 서재의 지난해 매출은 2020년 대비 61%가량 증가한 289억원이다. 현재 밀리의 서재 누적 회원 수는 지난해보다 150만명 이상 늘어나, 지난달 기준 450만명을 넘어섰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IPO를 앞두고 밀리의 서재가 재무 구조 개선에 적극 나섰다는 점이다.

밀리의 서재는 올해 2월 투자자와 합의하에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했다. RCPS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상 부채로 분류된다. 지난해 밀리의 서재는 RCPS와 관련해 654억원의 부채를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그러나 이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이로 인한 부채들 역시 자본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됐다.

IB 업계는 이처럼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기업 가치 전망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향후 회사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는 해석이다.

밀리의 서재 뿐 아니라 케이뱅크, KT스튜디오지니 등 미디어·금융 계열사들의 상장에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월 정기 주총에서 구 대표는 "연내 목표로 밀리의 서재와 케이뱅크 IPO를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지난 2월 상장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씨티증권·JP모건 등을, 공동 주관사에는 삼성증권을 선정해 IPO를 위한 내부 실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2023년 상장이 목표였지만 실적 호조 덕분에 이르면 연내 상장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KT의 콘텐츠 부문 중간지주사 격인 KT스튜디오지니 역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KT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KT스튜디오지니 상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커머스 디지털 광고사업, 미디어지니 등 KT 콘텐츠 미디어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확대한 덕분에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올 5월 선보인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를 시작으로 내년 방영을 위해 기획 중인 작품까지 20여개의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연내 KT스튜디오지니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며 "빠른 시일 내 IPO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KT 자회사 상장에 있어 가장 이목이 쏠리는 곳은 KT클라우드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구 대표와 인터뷰에서 "(구 대표가) 클라우드 센터 부문을 별도 상장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며 "통신서비스 제공업체에서 디지털 플랫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KT클라우드는 KT의 성장 정체를 돌파하는데 있어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KT클라우는 8000억원 규모 공공 클라우드 전환사업에 집중해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중이다. 오는 2026년까지 매출을 2조원 규모까지 키우는 것이 목표다.

분사 이전인 2021년 매출은 45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성장했다. KT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가 되지 않지만 향후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국내 클라우드·IDC시장은 5년간 연평균 16% 성장해 2025년 11조6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같은 KT의 행보에 증권가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 14일 한국투자증권은 KT에 대해 "무선, B2B, 자회사 모두 긍정적이고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7% 상회할 것"등의 분석과 함께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주가를 4만5500원으로 제시했다.

최근 메리츠증권 역시 KT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았다는 평가와 함께 올해 연결 영업이익은 1조8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메리츠증권은 KT의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 역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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