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공포에 韓 증시 재차 요동···주가 급락·환율 급등
인플레 공포에 韓 증시 재차 요동···주가 급락·환율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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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2년來 최악···코스피,, 사흘 만 2600선 밑
外人·기관 5800억 순매도···원·달러 환율 11.1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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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성준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또 다시 휘청였다. 코스피가 1%대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치솟았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적 부진, 경기 침체 우려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한껏 위축됐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33.64p(1.28%) 내린 2592.34로 사흘 만에 하락세로 2600선을 내줬다. 지수는 전일보다 49.74p(1.89%) 하락한 2576.24에 출발한 뒤 초반 낙폭을 2%대 이상 확대하며 2560선으로 밀렸다. 오후 들어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하락세가 주춤하면서 2590선에 안착했다. 

미국 증시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2년 새 최대 낙폭을 기록하자 위험회피 심리가 크게 부각됐다.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64.52p(3.57%) 하락한 3만1490.0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65.17p(4.04%) 떨어진 3923.68마감했다. 

두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66.37p(4.73%) 급락한 1만1418.15로 장을 마감했다. 이달 5일(4.99%↓) 이후 최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예상치를 상회한 4월 실물지표와 상반된 월마트, 타깃 등 오프라인 소매 업체들의 어닝 쇼크에 경기 우려가 심화되면서 폭락한 미국 증시 영향을 받았다"면서 "이후 장중 하락폭을 축소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투자주체별로 기관이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4834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고, 외국인도 979억원 매도 우위였다. 개인은 520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총 710억8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섬유의복(-4.00%)과 종이목재(-3.18%), 건설업(-2.31%), 운수장비(-2.28%), 운수창고(-2.03%), 보험(-1.79%), 금융업(-1.79%), 음식료업(-1.62%), 서비스업(-1.61%), 유통업(-1.48%), 화학(-1.34%), 제조업(-1.12%), 철강금속(-1.11%), 증권(-1.08%), 전기전자(-0.94%) 등 대다수가 떨어졌다. 비금속광물(1.65%)는 홀로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우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0.88%)가 사흘 만에 반락했고, SK하이닉스(-2.20%), 삼성SDI(-1.99%), 현대차(-1.89%), LG화학(-1.95%) 등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고, LG에너지솔루션(1.34%), 삼성바이오로직스(0.38%) 등은 상승 마감했다. 

NAVER(-1.81%)와 카카오(-2.66%)는 장중 각각 26만6500원, 8만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국내 대표 성장주인 두 종목은 최근 긴축 기조와 금리 상승세에 성장주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뚜렷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상승 종목이 123곳, 하락 종목이 767곳이고, 변동 없는 종목은 37곳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77p(0.89%) 내린 863.80으로 닷새 만에 하락세로 지수는 전장보다 18.34p(2.10%) 내린 853.23에 출발한 지수는 초반 하락폭을 2.52%까지 확대하며 장중 840선까지 밀렸다. 이후 낙폭을 점진적으로 회복해 나가며 860선에 안착했다.  

외환시장 역시 극심한 공포에 빠진 모습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1266.6원) 대비 11.1원 급등한 달러당 1277.7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들어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이던 환율이 하루 만에 분위기가 뒤집힌 것이다. 환율은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9거래일 만에 1260원대에 들어서기도 했다.

이날 환율은 간밤 역외시장에서의 갭업을 반영해 전거래일보다 9.4원 높은 1276.0원으로 개장했다. 이후 장 중 상단을 막는 네고(달러 매도) 물량 출회에 1272원선까지 낮추기도 했으나, 오후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위안화 반등과 맞물리며 전일 낙폭을 뛰어넘는 오름폭으로 장을 마감했다. 달러인덱스는 18일(현지시간) 전장보다 0.53% 상승한 103.9를 기록했다.

외환시장도 미국 증시 급락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간밤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증시가 급락했고,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위험회피 심리가 두드러졌다. 미국 소매업체 실적 약화 속 인플레이션의 위험이 감지됐고, 펀더멘털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런 불안감은 곧 원화를 비롯한 위험통화 약세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결국 금융시장 내 참가자들의 심리 상태가 크게 위축돼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다양한 지표들을 종합해 거시적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현재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느긋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3거래일동안 환율의 일일 변동폭은 무려 9.5원에 달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결국 외환당국이 현 수준의 환율을 허용할 것인지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예상으로는 1300원대까지 올라서기 전에 외환당국의 유의미한 구두개입이 있을 것으로 본다. 아울러 단기적인 오버슈팅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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