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반등' 빅이벤트 부재···强달러 숨고르기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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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원 육박한 원·달러 환율···당국 경계감·높은 레벨 '부담'
달러 (사진=픽사베이)
달러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16~20일) 원·달러 환율은 시장에 강한 모멘텀을 제공할 글로벌 이슈가 부재한 가운데 1290원대까지 올라선 환율에 따른 피로감 누적으로 오름폭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외환당국에서도 1300원대를 웃도는 환율은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맞물려 있다.

다만 미국의 강력한 통화긴축 움직임,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조치 등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는 등 당분간 하락 추세 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1284.2원)보다 0.1원 낮은 달러당 1284.1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주말중 역외환율시장에서 낮춰진 레벨에 따라 7.2원 내린 1277.0원으로 개장한 뒤, 오전 10시까지 낙폭이 확대돼 장중 한때 1275원대까지 레벨을 낮췄다. 그러나 오후 들어 빠르게 낙폭을 되돌린 환율은 마감 직전까지 오름폭을 키우며 전거래일과 비교해 횡보 수준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통화긴축 전망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주 발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년 전보다 8.3% 뛰었다.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월 수준(8.5%)보다 오름폭은 다소 둔화했으나, 예상치(8.1%)를 웃돌았다. 이는 시장 내 떠오르던 '물가 정점론'에 대한 기대를 꺾었고, 일방적인 강(强)달러 현상을 더욱 지지했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경계선을 잇따라 무너뜨리며 장중 1290원까지 레벨을 높인 만큼, 급등세가 다소 진정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미국 소비자물가 등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주요 글로벌 경제지표가 이미 발표된 상황으로, 환율 추세에 변화를 가져다줄 만한 이슈는 등장하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점에서 시장 내 피로감이 상당할 수 있다.

한 은행권 외환딜러는 "시장에서는 환율이 1300원 위로 뛰지 않는다고 한다면 단기적 수준에서는 현재의 1280원대 레벨이 고점일 것이란 기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단시간 내에 원·달러 환율은 너무 빠르게 치솟았고, 미국·국내 증시 모두 너무 빠르게 내려왔다. 언제든지 기술적인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선 현재 (반등할 수준까지) 비슷하게 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높은 레벨에 따른 부담으로 1270원대로 내려온 뒤 횡보세를 보일 경우 1260원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장 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결정회의의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기획재정부와 한은이 적극 손발을 맞추겠다고 하는 데 대해 시장의 기대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특히 높은 환율에 따른 투매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1300원대의 레벨을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다.

반대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해 있다. 기존 매크로 이슈들이 여전히 강달러, 원화 약세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준 총재는 "9월까지 인플레이션이 내리지 않는다면 더욱 빠른 금리인상 속도가 필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 봉쇄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무역 중심의 우리 경제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중국의 4월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11.1% 감소했다. 소비 침체가 전월(-3.5%)보다 크게 심화한 것은 물론,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6.1%)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인 아시아 통화 약세를 불러왔다. 특히 호주달러·달러 환율은 중국의 경제 둔화 우려 여파로 뉴욕장 대비 0.82% 급락한 0.6878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중국 소매판매 둔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한 오후부터 빠르게 낙폭을 되돌렸다. 다만, 이날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은 총재가 조찬 회동을 통해 적극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 예고에 전거래일보다 오름폭이 더욱 확대되지는 않았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물가 우려가 진정되지 못하면서 '킹 달러' 현상을 제어할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다. 달러화 가치가 가파른 상승에 따른 높은 레벨 부담으로 주춤할 수도 있지만, 당분간 달러화 가치의 기대 하락은 어려워 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유로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유로화 가치 반등을 이끌 수 있는 계기나 변수가 부재하다는 점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위안화 가치 불안 추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상해 봉쇄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한 우려는 위안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이번 주 인민은행의 정책 금리 인하 등이 예상되지만 위안화 약세 흐름을 반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원·달러 환율도 1270~1280원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의 스무딩 오퍼레이션 기대감이 상승폭을 제한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40~1300원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원·달러 환율은 1290원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연준의 긴축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국 코로나 봉쇄조치 등에 따른 이머징(신흥국) 경기 둔화 우려로 원화 약세가 지속됐다.

우리나라 5월초 수출액이 전년 대비 29% 증가했지만, 수입 증가폭(34.7%)이 더욱 커 무역수지는 24억7000만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연초 이후 누적 무역적자가 100억달러에 육박하는 등 대외 악재 속 경상수급 악화로 원·달러 환율 역시 급등세를 지속했다.

달러 수요를 자극하던 4월 배당 시즌(외국인 역송금 수요)이 지난 가운데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금액 증가율도 전년대비 고점을 통과했다. 이에 2분기 말로 갈수록 일시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길게 보면 한국 수출 모멘텀 둔화 속에서 순대외 금융자산 증가는 구조적인 원화 약세 압력과 원·달러 환율의 밴드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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