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아모레퍼시픽, 상품 없는 무료 전시 연 까닭
[초점] 아모레퍼시픽, 상품 없는 무료 전시 연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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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소비' 중시 소비자 위해 브랜드 정체성 알리는 체험 공간 마련
라네즈 전시회가 열리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에스팩토리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br>
라네즈 전시회가 열리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에스팩토리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서울 성동구 연무장15길에 접어들면 온통 하늘색인 건물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회색빛 도심에서 오아시스를 표방하는 이 공간은 이달 21일까지 열리는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의 임시 전시장이다. 회복을 주제로 한 몰입형 상호작용(인터렉티브) 전시의 이름은 라이프 오아시스(LIFE OASIS) 2.0. 

3월 중순 신상품 워터뱅크 크림 출시일과 맞물려 전시가 시작됐다. 그러나 이곳에선 제품을 떠들썩하게 광고하지도, 입장료를 받지도 않는다. 다만 관람자들이 오감으로 감각적인 경험을 하고, 내면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끌어내도록 자극을 준다. 이를 위해 라네즈에선 8개의 공간을 마련했다. 빛과 음악을 활용해 회복의 감각을 깨우는 장부터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을 적용한 자신의 여러 표정을 마주하는 곳, 균형을 찾는 게임장까지 있다. 신상품은 전시장 입구에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꾸민 자리에만 배치했다.

3월2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라네즈 몰입형 상호작용 전시회에서 노보 작가가 자신의 작업물 앞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전시에선 재치있는 작품으로 엠제트(MZ)세대로부터 인기를 끄는 노보 작가와 라네즈 쪽이 협업한 작품도 볼 수 있는데, 작가는 소비자들의 회복 방법을 고민하고 소비자와 직접 소통해 작업물들을 만들어 냈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소개받은 소비자 9명을 직접 만났고 그들을 회복하게 하는 대상을 그림 속에 녹였다. 라디오 작업물의 경우 소리의 크기를 음량 조절기로 맞추는 것처럼 피부의 리듬도 조율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이처럼 아모레퍼시픽이 신상품 노출을 최소화하고, 수익성도 없는 전시를 연 까닭은 뭘까. 아모레퍼시픽 홍보 담당자는 "소비자들에 브랜드 체험 기회를 주면서 한번 더 찾아보고 관심을 갖게 만들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이 홍보 담당자는 "경영진도 제재보단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에 대해 더 지원을 해주고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라네즈 전시 공간 모습 (사진=김현경 기자)

이번 전시 기획에 참여한 한 직원은 "뷰티 브랜드와 아트 모두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으로 본다"며 "이번은 두번째 프로젝트로,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라네즈 브랜드 역시 전시 주제처럼 피부 회복이라는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MZ세대 라이프 스타일에서 무엇이 정말 필요할지 계속 고민해왔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그들은 번아웃이 돼 있는 상태였고, 회복이 필요할 거란 인사이트를 얻게 됐어요. 이를 반영해 신제품으로는 기존 보습 기능에 피부 재생까지 돕는 블루 히알루론산이란 입자가 들어간 크림을 내놨죠. 또 전시로는 라이프 스타일을 회복시켜주려고 했어요. 이처럼 라네즈는 피부 회복을 도와줄 수 있는 브랜드로 계속 거듭나고 있습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이색적인 오프라인 공간을 늘리면서 MZ세대 소비자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강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조치가 시작된 시기엔 설화수와 오설록의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알릴 수 있는 이색 공간을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열었다.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자 제품 판매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닌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보여주는 체험 공간을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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