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가, 컨셔스 소비 이끈다
패션가, 컨셔스 소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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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있는' 친환경·윤리적 생산 통해 시장 흐름 바꿔
새활용 브랜드 래코드의 '리나노 라인'(왼쪽)과 '아카이브 라인'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에프엔시부문) 
새활용 브랜드 래코드의 '리나노 라인'(왼쪽)과 '아카이브 라인'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패션업계가 '컨셔스' 패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컨셔스 패션이란 '의식있다'는 뜻의 컨셔스(conscious)와 패션(fashion) 합성어다. 소재 선택부터 제조까지 친환경, 윤리적 생산 과정을 거친 의류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에 관심을 갖고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자 패션가에서도 의식있는 생산에 공감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그동안 패션산업은 환경 문제 주범으로 꾸준히 지목돼 왔다. 목화 생산에 살충제를 쓰고, 옷을 생산하면서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하는 데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에 맞춰 의류 폐기물을 만들기 때문이다. 순환 경제를 촉진하는 자선단체 엘렌 맥아더 재단이 낸 보고서를 보면, 패션산업은 직물 생산 과정에서 매년 12억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옷을 만드는 과정엔 방대한 양의 물이 사용되는데, 세계 전체 폐수의 20%가 패션산업으로 인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컨셔스 패션은 환경을 보호하자는 구호 아래 패션 시장 흐름을 뒤바꾸고 있다. 국내에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일찍이 새활용(업사이클링, upcycling) 브랜드 래코드를 출시해 버려지는 의류에 새 생명을 주고 있다. 계열사에서 나오는 의류 재고 중 새활용에 적합한 의류를 고르고 해체한 뒤 재조합해 제품을 생산한다. 2012년 래코드 출시 당시 코오롱FnC는 연간 40억원에 달하는 재고 소각 비용을 아끼고, 의류를 불로 태우면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3차원 가상 디자인 기술을 도입해 꾸민 헤지스 의류 표본 (사진=LF)<br>
3차원 가상 디자인 기술을 도입해 꾸민 헤지스 의류 표본 (사진=LF)

생활문화기업 LF가 운영하는 닥스에선 지속가능한 패션 플랫폼 어플릭시와 함께 새활용 프로젝트 라인을 내놨다. 기존 재고품들을 직접 자르고 붙인 뒤 지속가능한 패션을 상징하는 그래픽과 일러스트로 옷과 잡화를 꾸몄다. 이 라인은 소재 낭비를 최소화하고자 한정 수량으로 제작돼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비와이엔(BYN)블랙야크, 영원아웃도어를 비롯한 아웃도어 업체의 경우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재생 섬유로 옷을 만든다. 

최근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원료를 활용한 옷도 출시되고 있다. 한세엠케이의 캐주얼 브랜드 TBJ에선 지난해 3월 첫선을 보인 커피 찌꺼기 재활용 원단을 사용한 제품에 이어 올해도 카페 데님을 출시하며, 지속가능 패션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카페 데님은 커피 원두 잔여물에서 추출한 나노 입자를 원사에 직접 주입한 섬유 소재를 사용해 만들어졌다. 한세엠케이의 버커루에선 광물성 천연염료를 비롯한 자연 소재에서 영감을 얻어 천연 숯을 활용한 재킷을 내놨다.

이밖에 섬유 폐기물과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해 상품 기획과 제작 과정에 3차원(3D) 기술을 도입한 기업도 있다. LF와 세정은 3D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클로버추얼패션과 손잡고 각각 패션 브랜드 헤지스, 올리비아로렌의 견본 상품 제작 과정에 3D 기술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견본을 직접 만들지 않고도 완성된 의류를 미리 보고, 단추나 지퍼 같은 부자재를 달았을 때 모습도 3D로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실물을 만들지 않아 섬유 폐기물과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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