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여윳돈 49조↓···금융자산 중 주식비중 20% 돌파
지난해 가계 여윳돈 49조↓···금융자산 중 주식비중 20%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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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1년 자금순환 통계(잠정) 발표
가계 대출, 17.9조 늘어난 189.6조 '역대 최대'
국내주식 944.6조·해외주식 77.3조 '역대 최대'
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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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의 여윳돈이 1년 전과 비교해 25% 넘게 줄었다.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소비가 살아나면서 예금은 줄어든 반면, 대출은 역대 최고 증가폭을 갈아치웠다. 빚을 낸 가계는 '빚투(빚을 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 등으로 부동산과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지난해 주식 호황 속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면서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내 주식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1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순자금 운용 규모(자금운용-자금조달)는 86조9000억원으로 전년(83조9000억원)보다 3조원 늘었다. 순자금 운용액은 예금·채권·보험·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조달)을 뺀 금액을 말하며, 이를 경제주체의 여유 자금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여윳돈이 마이너스일 경우 순자금조달로 표현한다.

이중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141조200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전년(189조9000억원) 대비 48조7000억원(25.7%) 줄었다. 코로나로 부진했던 소비가 확대되면서 자금조달은 확대(2020년 173조9000억원→2021년 192조1000억원)되고, 운용은 감소(2020년 363조8000억원→2021년 333조3000억원)했다.

실제로 지난해 대출 규모는 1년 전(171조7000억원)보다 17조9000억원이 확대된 189조6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컸다. 주택관련 대출 수요가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로 부진했던 소비가 살아나자 판매신용도 함께 늘었다. 판매신용도 2020년 2000억원 확대되는 데 그쳤으나, 1년 뒤인 지난해 10조4000억원이 확대돼 역시 통계편제 이래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울러 작년 하반기 이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 규제 여파로 가계대출만기가 장기화되면서 양적·질적 모두 악화됐다.

자금운용도 예금 증가폭(174조4000억원→156조8000억원)이 줄고, 채권 감소 전환(10조2000억원→-31조8000억원)에 축소됐다. 다만 지난 2020년에 이어 주식 호황에 따른 동학개미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면서 지난해 가계의 금융자산 내 주식비중은 20.8%를 차지했다. 20%를 상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주식은 지난해에만 87조6000억원이 늘어나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으며, 잔액으로도 944조600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외주식 취득액 역시 지난해 연간(22조9000억원), 말 잔액(77조3000억원)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 물가상승압력발(發) 통화긴축 움직임이 강해지고, 금리인상 가능성도 점차 올라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됐다. 이에 정기저축성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다.

가계와는 달리 기업(비금융법인)들은 수출 호조에 따른 영업이익 확대로 자금사정이 호전되자 순조달 규모가 줄었다. 비금융법인의 순조달은 지난 2020년 89조6000억원에서 2021년 74조3000억원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실제로 비금융법인 상장기업 영업이익(비연결, 한국거래소)은 같은 기간 77조2000억원에서 119조5000억원으로 무려 54.8%(42조3000억원) 확대됐다.

자금운용이 크게 늘었다. 2020년 184조8000억원에서 2021년 256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는데, 예금 확대 규모는 전년과 비슷했다. 하지만 펀드취득액(47조1000억원)과 해외직접투자(41조7000억원) 증가액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자금조달(274조3000억원→330조5000억원)의 경우 대출이 증가한 가운데 기업공개·유상증자가 활발해지면서 주식발행을 통한 조달도 확대됐다.

정부 순조달 역시 20조6000억원애서 12조7000억원로 축소됐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으로 이전지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도 적극적인 재정 집행으로 정부 소비는 꾸준히 확대됐지만, 국세 수입은 더욱 크게 증가하면서 순조달 규모를 줄였다. 실제 세수는 지난해 334조5000억원을 기록해 1년 전(277조3000억원)보다 57조2000억원이 확대됐다. 

이로써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총금융자산은 2경2853조5000억원을 기록했으며, 1년 전보다 2051조원이 증가했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의 비중이 상승(+0.9%p)한 반면, 채권 비중은 하락(-0.5%p)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19배로 1년 전 2.21배 대비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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