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 '서금회·부금회' 이을 충암고·서울대 법대 출신 금융인은
[윤석열 당선] '서금회·부금회' 이을 충암고·서울대 법대 출신 금융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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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 출신 '충여회'·서울대 법대 금융인 주목
尹캠프 싱크탱크, 경제핵심 참모진 합류 가능성↑
'적폐청산' 상징 尹, 인맥인사 어려울 수도 있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금융권 인맥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앞선 정부들에서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금융인들이 주요 자리를 차지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수장들의 교체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인맥에 대한 언급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충암고-서울대 법대' 출신···'캠프라인' 중용 가능성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서울 출생으로 충암고등학교(8회)와 서울대학교 법학과(79학번·37회)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33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오랜 기간 법조계에 몸담은 인물이었던 만큼 '경제'는 가장 취약한 분야로 꼽힌다. 자연스레 윤 당선인의 경제 참모 역할을 맡을 인물에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

윤 당선인의 출신 학교 인맥은 이미 금융권에 다수 포진돼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는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있다. 지난해까지 KB국민은행장을 역임했던 허 부회장은 서울대 법대 80학번으로 윤 당선인의 1년 후배다. 윤 당선인과는 서울법대 대학원을 다닌 기간도 겹친다.

뉴딜펀드 등 30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한국성장금융의 차기 대표 후보로 올라있는 강신우 스틱인베스트먼트 경영전문위원도 윤 당선인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강 위원은 한화자산운용 대표,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 등 민·관을 두루 경험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로 통한다.

'충여회(충암고 여의도 모임)'도 윤 당선인의 주요 금융인맥으로 거론된다. 2005년 시작된 충여회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에서 근무하는 충암고 동문으로 이뤄진 모임으로, 50여명 안팎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 금융인으로는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각자대표가 있다. 조 대표는 충암고 10회 졸업생으로 2020년까지 KB자산운용 대표를 맡았다가 올해 초 경쟁사인 신한자산운용으로 복귀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9회)와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9회), 정환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11회), 조철희 아샘자산운용 대표(11회) 등도 충여회 회원이다.

윤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캠프 라인'이 금융권 주요 보직에 오르는 그림도 예상된다. 지난해 6월 윤 당선인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때부터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에게 새로운 경제·금융정책 밑그림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캠프 인사들 중에서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주요 인물로 거론된다. 김 교수는 거시경제 및 국제금융 전문가로, 윤 당선인의 경제 책사다. 윤 당선인이 정치 참여를 선언한 후 경선과 대선에 이르기까지 경제·금융공약을 총괄했다. 업계에서는 김 교수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서 경제·금융정책 기반을 다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추경호·윤창현·유경준 국민의힘 의원도 경제·금융 분야에서 주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현 원내 수석부대표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으로 가장 유력한 차기 경제부총리로 거론된다. 윤창현 의원은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았으며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금융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경제·금융 전문가다. 유경준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통계청장을 맡은 바 있다.

◇협치 목소리 높아지는데···인맥인사 논란 부담

윤 당선인의 금융인맥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편으론 과도한 '인맥 인사'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당선인이 1%p(포인트)도 차이 나지 않는 박빙 승부로 당선된 데다 이념·계층·세대·젠더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만큼 협치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당시의 '서금회(서강대 금융인 모임) 논란'이 되풀이 돼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서금회는 박 전 대통령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이 만든 모임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서금회 인사들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에 잇따라 내정되면서 과도한 인맥인사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후엔 그의 출신 학교인 경남고·경희대, 일명 '경금회' 인맥이 떠오르기도 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경금회보단 '부금회(부산 출신 금융인 모임)'의 활약이 두드러졌는데, 문 대통령이 부산에 정치적 뿌리를 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활동한 부금회 회원으로는 김태영 전 은행연합회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동빈 전 Sh수협은행장 등이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매 정부 때마다 인맥·낙하산 인사가 내려오고, 정권이 바뀌면 이들을 청산하는 불필요한 작업이 되풀이 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윤석열 당선인은 적폐청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또다른 적폐인 인맥인사를 마음대로 단행하기는 어려운 분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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