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보고서] 불확실성 확대에 '위험회피' 심리↑···자본유출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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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리스크 민감도↑···주식 등 위험자산 가격변동 확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확산시 국내 외환·금융시장도 악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금융시장의 리스크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 장기 금리의 상승폭이나 달러 강세가 확대될 경우 자본 유출압력 및 대외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결한 '2021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조기 긴축 기대가 강화되고,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글로벌 '리스크오프(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

세계 금융의 중심인 미국에선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주식, 고위험채권 등 위험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신용 경계감이 증대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주가의 고평가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실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9일 기준, 3만3286.25)를 비롯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4277.88), 나스닥지수(1만3255.55) 등 미국 뉴욕 주요 3대 지수는 올해 모두 연초 고점과 비교해 10~20% 가량 내려온 상황이다. 아울러 고위험·고수익 종목인 밈(Meme,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 주식의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고,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의 발행도 부진하다.

고위험채권 역시 신용경계감이 확대됨에 따라 투기등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가 상당폭 상승하고 주로 고위험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하는 대출채권 담보부증권(CLO)의 가격도 상당폭 하락했다. 암호자산의 경우 가격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며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대체투자 펀드자금이 유출되는 등 수익 추구의 행태도 약화됐다.

신흥국에서는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 강화가 가격지표에 일부 반영되고 있다. 주요 신흥국 국채 수익률과 미 국채 수익률 간 차이를 가중평균한 EMBI+ 스프레드가 지난해 11월 382bp(월평균)에서 올해 1월에는 406bp로 상승했다. 단,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의 선제적인 정책금리 인상 등 투자유인 지속으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유입세가 이어지는 등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신흥국 주식시장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주가의 고평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도 증권투자자금 유입세 유지에 일부 영향을 줬다"면서 "미 달러화의 강세가 제한된 가운데 캐리트레이드(달러를 팔고 신흥국 통화 자산을 매입하는 것)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점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긴축,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 리스크 요인 변화에 가격변수가 빠르게 반영되는 등 시장의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한은은 시장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우려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의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높아진 만큼, 미 장기금리의 상승폭이나 달러화의 강세가 시장 예상을 상회할 경우 자본 유출압력이 확대되고 대외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은 여전하다"면서 "특히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의 외환·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 한국은행)
(사진=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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