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단짝 'ESS' 전세계 주목···국내 시장은 정체
신재생 단짝 'ESS' 전세계 주목···국내 시장은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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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외 기업들도 시장 참여 활발
"3차 화재조사 후 규제 강화···개선 필요해"
호주 퀸즈랜드 ESS 프로젝트 조감도 (사진=두산중공업)
호주 퀸즈랜드 ESS 프로젝트 조감도 (사진=두산중공업)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RE100, 택소노미 등 친환경 정책과 그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확산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체를 넘어 두산중공업, 한화솔루션, 효성중공업 등의 시장 참여도 활발해졌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ESS가 설 자리를 잃어가는 실정이다.

21일 에너지조사기관인 우드 매킨지(Wood Mackenzie)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ESS시장 규모는 약 55억달러(약 6조5577억원)에 이른다. 1년전과 비교했을 때 3배나 늘었다. 유럽과 중국도 ESS 설치가 전년대비 157%, 129% 씩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ESS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글로벌 각 국의 탈탄소 정책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넷제로 목표치 달성을 위해 2035년부터는 전세계 에너지 공급의 3분의 2가 풍력·태양광·수력·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ESS 없이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불가능하다.

재생에너지는 특성상 사용자가 필요할 때 발전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은 해가 떠있을 때만, 풍력발전은 바람이 불 때만 전기가 생산된다. 또 발전이 이뤄지더라도 강도에 따라 전력량이 들쑥날쑥이라 전력 계통에 직접 연결할 경우 전기·전자 제품이 망가질 수 있다.

ESS는 이를 보완해 준다. 필요 이상으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뒀다가, 필요할 때 방출해 사용하는 식이다. 들쑥날쑥했던 전력량도 일정해져 전력 품질이 좋아진다.

우드매킨지는 2030년까지 미국 300GWh, 유럽 100GWh 등 글로벌 ESS 설치 용량이 1TWh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인 가구 한 달 전기 사용량이 300kW인 점을 고려하면 333만가구가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성장성이 뚜렷해지자 배터리 업체가 아닌 기업들의 시장참여도 활발해졌다.

친환경 에너지 전문 업체로 탈바꿈한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미국 자회사인 두산그리드텍과 함께 호주에서 200MWh, 1100억원 규모의 ESS를 수주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초 괌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25MWh 규모 ESS도 설치하기로 했다.

태양광 발전 전문 업체인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한화큐셀)은 미국 텍사스 주 북동쪽 헌트카운티에 총 380MWh 규모의 ESS를 설치한다.

효성중공업도 지난해 10월 영국 최대 전력 투자개발사인 다우닝과 사우샘프턴 지역에 50MW급 ESS 공급 게약을 체결했다. 미국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는 ESS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외면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1년 전기설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ESS 총 설비용량은 9863MWh로 전년인 2020년(9503MWh) 대비 3.8%(360MWh)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0년 한 해 동안 2866MWh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8분의 1로 급감했다.

과거 ESS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안전규제가 강화됐고, 충전 용량도 실외 90%, 실내 80% 수준으로 제한된 영향이다.

결정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가 더이상 적용되지 않으면서 사업자들은 ESS를 설치하지 않게 됐다.

정부는 올 초 발생한 2건의 ESS 화재 등을 포함한 3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상반기 중 더욱 강력한 규제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주목받고 있는 ESS가 국내에서는 화재 등을 이유로 천대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신재생에너지가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ESS가 필수적인 만큼 현 실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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