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오른 것이 없다"···물가상승 확산지수 '역대 최고'
"안 오른 것이 없다"···물가상승 확산지수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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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물가상승 품목비중, 과거 급등기보다 높아
식료품·에너지류 중심에서 근원품목으로 확대돼
물가상승 확산지수 및 상승률. (사진= 한국은행)
물가상승 확산지수 및 상승률.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세 및 글로벌 공급병목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빠르게 치솟는 가운데 물가 오름세 양상은 일부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변동성이 큰 음식·에너지류를 제외한 근원품목에서도 오름세가 꾸준히 확대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에 실린 '물가상승압력 확산 동향 평가' 논고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상승 확산지수(기준점= 50)는 67.9를 기록했다. 물가 오름세 및 물가상승 품목 비중을 나타내는 확산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67.9~68.0을 기록해 2005년부터 분석한 시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던 2019년 말~2020년 초에는 54~55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과거 물가가 급등했던 시기인 2008년(3.6~5.9%)과  2011년(3.4~4.7%)보다 물가상승 품목 비중이 전방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가상승률 자체로는 과거 급등기보다 현재 오름폭이 다소 낮게 나타나고 있지만, 물가가 높게 뛰는 품목이 과거보다 더욱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국내 물가상승 확산 양상은 당초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식료품·에너지류 등에서 기인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근원품목으로의 물가상승압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물가상승 확산 정도를 보면 비근원품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체로 유지된 반면, 근원품목의 경우 꾸준히 확대됐다. 물가상승률이 2%를 웃도는 근원품목의 개수는 지난해 1월 67개에 불과했으나, 지난달에는 150개에 달해 2배를 웃돌았다.

지난해 근원품목의 물가상승 확산 정도 및 물가 오름세가 후반부로 갈수록 확대된 것은 외식품목의 물가상승 확산세가 뚜렷하게 높아진 데서 주로 기인했다. 지난해 12월 현재 39개 외식품목 가운데 커피를 제외한 38개 품목의 가격이 1년 전보다 확대됐으며, 이중 32개의 품목은 가격 인상폭이 3%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외식물가 오름세는 예년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한 데 이어, 올해 1월 중 전월대비 상승률(1.0%)이 지난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자동차, 가구 등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공급병목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와 가구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와 4분기에 집중 상승했으며, 같은 품목의 물가상승 확산세는 여타 내구재와 비교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오강현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과장은 "최근 물가상승 확산세는 과거 물가급등기 수준을 다소 상회하고 있다"면서 "지난 2008년과 2011년은 경기하강 국면에 있어 외식물가가 크게 확대되지 않았는데, 현재는 경기 회복기에 외식물가의 급등세가 뚜렷하다. 방역조치 강화로 서비스물가 오름세가 뚜렷하지 않지만, 향후 물가 오름세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글로벌 공급병목 지속 등으로 물가상승압력이 보다 많은 품목에 나타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 과장은 "물가 상승 요인이 유가 급등 및 공급망 차질 등을 예로 들 수 있지만, 최근 물가 오름세는 하나의 요인 및 하나의 품목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추가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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