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베트남서 'K-보험' 바람 일으키나···보험사 잇달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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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라이프베트남 25일 공식 출범···교보생명 "진출 검토"
"인구·성장·소비 잠재력↑···"보험 소비자 인식 아직 미미"
베트남 호치민시청 광장. (사진=픽사베이)
베트남 호치민시청.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보험사들이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면서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비슷한 사회문화적 특성을 가지면서도 성장잠재력이 높은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신한라이프는 100% 지분 투자하는 방식으로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고 교보생명도 베트남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현지 법인인 '신한라이프베트남'이 오는 25일 현지 영업을 시작한다. 지난해 2월 베트남 재무부(Ministry of Finance)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은지 1년 만에 판매 채널 정비 및 직원 고용 등 영업 부문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공식 출범하는 것이다. 신한라이프는 통합 전인, 지난 2015년부터 베트남 하노이에 주재 사무실을 설치해 베트남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구축해왔다.

신한라이프가 통합 이후 첫 글로벌 사업지로 베트남을 선정한 배경엔 '그룹사 시너지'가 있다. 신한은행·신한카드가 이미 베트남에 진출해 있어 영업조직 활용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앞서 신한라이프는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방카슈랑스 영업 등 신한금융 계열사와의 협업을 확대하며 성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베트남 내에서 방카슈랑스 관련 제도가 정비되면서 미미했던 방카슈랑스 제휴 계약과 판매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2018년 11월 발간한 '발간한 베트남 생명보험산업의 현황 및 시사점' 리포트에 따르면 생명보험료 방카슈랑스 비중은 2014년 말 약 2%에 불과했지만, 2016년 약 6%, 2017년에는 13% 수준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생명보험 상품의 경우 손해보험 상품에 비해 전문지식이나 설명이 덜 필요한 부분이 있어, 방카슈랑스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최근 베트남 내에서도 방카슈랑스 성장세가 돋보이는데, 은행업과 보험업이 성장 궤를 같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이러한 판매 채널 확보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의 지원은 설립 인가 절차부터 빛을 발했다. 통상 베트남 내에서 금융권 신설법인 인가는 2~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베트남 신한생명 설립인가는 신청서 접수 후 최단기간인 7개월 만에 획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한라이프가 그룹사 제휴 플랫폼과 연계해 시장에 안착한 이후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사업을 구축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유심히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보험사 바오롱손해보험과 BIDV메트라이프와 지분 매입을 놓고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보험사 지분을 매입하는 형태로 갈지 합작법인을 설립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베트남 시장 진출 관련해서는 계속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합작법인 설립 및 지분인수 방식을 활용해 베트남으로 무대를 확장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3대 손보사는 모두 지난 2019년 기준으로 베트남 시장에 안착했다.  

베트남 보험시장은 아직 형성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잠재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국내 보험시장이 고령화·저출산으로 영업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 반대로 베트남은 세계에서도 가장 젊은 나라로 통한다. 그만큼 보험 영업의 기회도 많다는 의미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중위연령은 43.7세인 반면 베트남의 중위 연령은 31.9세다.

보험연구원의 '베트남 손해보험시장 현황 및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베트남 손해보험료 기준으로 성장규모는 우리나라의 3.3%에 불과하지만, 실질 GDP는 우리나라에 비해 3.5배 빠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베트남 인구는 백만 기준으로 우리나라 대비 1.8배에 달한다. 

우리나라 기업 진출이 활발한 지역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소위 기업 대상으로 비즈니스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는 것이다. 지난 2020년 기준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8000곳이 넘는다. 

다만 보험의 개념과 인식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사회주의인 만큼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인식이 만연해, 보험 판매 및 영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베트남 보험 영업 현장에서는 위험을 대비한다는 보험의 개념보다는 '자식들 교육비 충원'의 명목으로 보험 판매가 이뤄지는 사례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운 연구위원은 "베트남의 경우 정서적으로 한국이랑 비슷한 측면이 많고 대한민국 기업·기관 등이 자금 투자를 많이 했다는 면도 보험업계에서는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높은 교육열과 외자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베트남 시장의 리스크에 대해선 "베트남에서는 보험을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일반적인 개념보다는 저축성 보험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비자 인식이 아쉽다는 점이 베트남 보험 시장의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 보험사들이 인식 개선 관련 홍보·교육 등에 더 힘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동남아 시장 확대를 위한 거점으로 베트남을 활용하는 이유는 젊은 소비층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주효하고, 지리학적으로도 동남아시아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규제가 엄격히 적용되는 금융 부문에서 정치 리스크도 타 국가에 비해 적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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