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좋을 때 짐싼다"···은행원 1300여명 희망퇴직 '러시'
"조건 좋을 때 짐싼다"···은행원 1300여명 희망퇴직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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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銀, 연초 희망퇴직 신청접수
디지털·비대면화 영향···점포 통폐합도 진행중
"향후 희망퇴직 조건 악화 감안해 지원 몰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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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올해 초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 1300명에 달하는 직원이 퇴직했거나 퇴직을 준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올해 희망퇴직 규모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비대면화에 따른 은행들의 몸집 줄이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초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 3곳에서 총 1330여명의 직원이 은행을 떠나기로 했다.

먼저, 국민은행이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총 674명이 퇴직하기로 했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초(800명)보다 126명 줄었다. 올해 희망퇴직 대상자는 1966~1971년생(51~56세)으로 지난해보다 대상(1965~1973년생) 범위가 축소됐는데, 그 영향으로 퇴직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에서는 연초 250여명의 직원들이 은행을 떠난다. 앞서 신한은행은 이달 3~11일 근속기간이 15년 이상이면서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원 중 1963년(59세) 이후 출생자 △4급이하 일반직·RS직·무기계약직·관리지원계약직 중 1966년생(56세)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올해 퇴직자 수는 지난해 연간 퇴직자 수(350여명)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1월과 7월 두 차례 희망퇴직을 단행해 1월엔 220여명, 7월엔 130여명이 은행을 떠났다. 신한은행이 올해 희망퇴직을 한 차례 더 시행할 경우 연간 퇴직규모는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연초 희망퇴직에 4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렸고, 현재 퇴직인원 확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퇴직규모는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이달 3~7일 만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또 임금피크제 돌입을 앞둔 1966년(56세) 하반기 및 1967년(55세) 출생 일반직원을 대상으로도 임금피크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총 511명이 은행을 떠났는데, 올해는 이보다 규모가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000여명을 훌쩍 넘는 은행원들이 퇴직하기로 하면서 디지털·비대면화 흐름이 은행 슬림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은행원 축소 추세는 영업점 통폐합 확대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 은행들이 디지털·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당한 인력을 디지털 부문에 투입하고, 창구 방문 고객수가 적은 영업점을 폐쇄하면서 영업점 인력을 줄일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지난해 폐쇄한 점포(영업점·출장소)수는 251개에 달한다. 올해 1분기(1~3월) 통폐합이 예정된 점포는 △국민은행 37개 △신한은행 49개 △하나은행 8개 △우리은행 1개 등 95개다. 우리은행의 경우 오는 4월 39개 점포에 대한 통폐합 계획도 밝힌 상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대변화의 흐름이 빨라지고 있어 당장 큰 비용이 들더라도 빠르게 영업점과 인력을 축소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며 "직원들 사이에선 인력재편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이 정도로 괜찮은 조건의 희망퇴직이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서 희망퇴직 신청 인원이 크게 늘어난 것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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