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 '갈 곳 잃은 뭉친돈'···주목받는 예·적금 상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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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던 고금리 특판···새해 알짜상품 잇단 출시
금리상승에 자산시장 냉기 돌자 예·적금 인기↑
한 은행 영업점 창구. (사진= 서울파이낸스DB)
한 은행 영업점 창구. (사진= 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마땅한 투자처를 잃은 돈이 예·적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금리인상기 속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이 위태로워지자, 투자 대신 저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은행권, 제2금융권 상관없이 수신금리 인상 및 고금리 특판 상품 출시도 잇따르면서, 예·적금 찾아 회귀하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대 연 10%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우리종합금융 특판 상품의 가입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이 상품은 고금리 상품에도 불구하고, 종금사의 낮은 인지도와 지난해 중순까지 이어졌던 부동산·주식시장의 활황기에 가입률은 미미했다. '제로금리' 시대에 나온 10%의 파격적인 금리 조건인 만큼 계좌도 3만 계좌 한정으로 제한했지만, 사실상 찾지 않는 상품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최근 5개월 새 기준금리가 0.75%p(0.50%→1.25%) 올라서고, 자산시장의 분위기도 점차 가라앉으면서 안전하게 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예·적금 상품으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이에 하이 정기적금 특판 상품에도 지난달부터 가입률에 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종합금융 관계자는 "출판 당시 소매금융 중심의 회사가 아니어서 고객 관심도 떨어지고, 증시 상황도 좋아 대부분의 여유자금은 주식으로 쏠렸다"면서 "그러나 최근 추세가 달라지면서 지난해 12월부터 고객 가입이 늘기 시작했고, 이달 빠르게 가입률이 올라 50%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자산시장 투자 대신, 저축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중 시중통화량(광의통화·M2)은 계정조정계열·평균잔액 기준 3589조1000억원으로, 전월(3549조7000억원)보다 39조4000억원이 늘었다. M2는 시중에 돈이 얼마큼 풀렸는지 확인할 수 있는 보편적 지표로 활용된다.

주목할 것은 그간 대출로 늘어나던 M2가 저축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신용대출 연소득 1배 한도 등의 규제로 대출이 더욱 팍팍해지면서 유동성은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미 풀렸던 돈은 대출 금리 만큼은 아니어도, 정기예적금 이자가 자산시장의 수익률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예·적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이처럼 예·적금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은행권 전체가 수신금리를 올리거나, 알짜 상품들을 내놓으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고 0.4%p 인상하기로 했다. 앞서 신한은 지난 17일 기준금리 인상 이후 최고 0.4%p 올렸고, 우리와 하나가 각각 최고 0.3%p씩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 뒤 예·적금 금리 인상까지는 일주일 정도 시차를 보였지만, 적용 시기가 빨라진 것이다.

고금리 특판 경쟁도 치열하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1일 최대 연 7%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인 '크크크777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스마트뱅킹 전용상품으로, 오는 31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으로 가입할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최대 연 6% 금리를 제공하는 '웰뱅 든든적금'을 내놨다. 연 2% 기본금리에 예·적금 상품 최초 개설 뒤 한 달 이내 해당 적금 상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고려저축은행도 내달까지 최대 연 5%의 금리를 주는 '고 뱅크 정기적금'을 판매한다. 별도 우대조건 없이 가입 시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다.

향후 금리가 더욱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당분간 예·적금 상품에 대한 높은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기준금리 인상도 반영돼야 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금리가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높은 수신금리의 상품들이 주목받을 것"이라면서 "특히 저축은행들의 경우 예대율(대출 등 여신 잔액을 예·적금 등 수신 잔액으로 나눈 비율)을 100%로 지켜야 하므로 저축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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