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우크라이나發 '신냉전' 위기 고조···WTI 2.07%↑
국제유가, 우크라이나發 '신냉전' 위기 고조···WTI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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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시추 시설 (사진=픽사베이)
원유 시추 시설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제유가가 14일(현지시간) 상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70달러(2.07%) 오른 배럴당 83.82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1.59달러(1.9%) 오른 배럴당 85.06달러로 2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탱크, 전투차량 등 대규모 병력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부처 사이트들이 대규모 해킹 공격을 받으면서 다운되기도 했다.

앞서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에서 러시아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간의 협상이 시작되기 직전에 세르게이 라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TV방송 인터뷰에서 "어떤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며 "러시아는 서방과의 안전보장 협상이 실패할 경우 중남미 쿠바나 베네수엘라에 군사 인프라를 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라브코프 차관의 발언은 냉전시절인 1962년 미국과 당시 소련이 벌인 '쿠바 미사일 위기'를 재현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했다. 옛 소련은 쿠바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미국을 겨냥하는 핵미사일을 배치하려 했다.

이날 협상 종료 후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배심원들이 아직은 들어오지는 않았다"며 추가 협상의 여지를 남기면서도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경제 및 금융을 포함해 전례없는 수준의 강력한 제재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제재에는 세계 모든 민주진영 국가들이 참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브코프 차관은 "러시아는 군사적 해결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상황이 러시아에 대한 도발과 군사 압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될 경우 러시아의 해군 등에 어떤 조치가 취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서방을 겨냥했다.

OSCE 의장국인 폴란드의 외무장관 즈비그니에프 라우는 "유럽에서 전쟁 위험이 지난 30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우려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침공의 위협이 높다"며 "당장 우방들과 이에 대해 논의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OSCE 주재 미국대사 마이클 카펜터도 협상 종결 뒤 "전쟁의 북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각심을 높였다.

유럽의 화약고가 된 우크라이나가 전운에 휩싸이면서 장기적으로 원유 부족 사태와 변동성 우려가 커졌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수석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로이터에 "거시적으로 볼 때 글로벌 원유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이 긴장이 높아지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보유국인 러시아는 외교정책 수단으로 에너지자원을 활용하곤 한다. 갈등이 깊어지면, 러시아가 유럽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줄일 수 있어서다.

벨란데라 에너지의 마니쉬 라지 최고 재무 책임자는 마켓워치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위기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양국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지정학적 파급 효과가 나타나 유가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은 달러강세 등 영향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물 금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22%(4.05달러) 내린 온스당 1817.35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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