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금융비서' 마이데이터 시대 개막···업권 간 진검승부
'내 손안의 금융비서' 마이데이터 시대 개막···업권 간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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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카드·빅테크 등 33개사 참여
서비스 차별화·보안 등 풀어야 할 과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금융권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기회로 평가받는 마이데이터 시대의 막이 올랐다.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이 전면 적용되면서 편의성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서비스가 본격 개시되자 금융사들은 시장 조기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위해 저마다 서비스를 새단장한 모습이다. 다만 아직까지 차별화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 정보유출 등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API 방식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33개사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은행 10곳과 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뱅크셀러드 등 빅테크·핀테크, 카드사, 증권사 등이 서비스를 운영한다.

마이데이터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 신용정보를 모아 재무현황·소비습관 등을 분석,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제공되던 서비스와의 차이점은 정보 전송 방식이다.

이전까지는 고객 대신 사업자들이 스크린 스크래핑(웹 크롤링) 방식을 통해 금융정보를 긁어왔다면, 이제는 고객이 원하는 정보만 선택해 전송요구를 할 수 있다. 조회 속도가 빨라질 뿐만 아니라 정보가 유출되는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도 명확해지는 셈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고도화된 맞춤형 금융상품·서비스 제공을 받을 수 있고, 금융사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계기로 디지털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이날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금융사들은 앞다퉈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은행권에선 리딩뱅크 자리를 다투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머니버스, KB마이데이터를 통해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우선 신한은행은 머니버스를 통해 본인의 예상 금융일정, 예상잔액뿐만 아니라 공모주, 아파트 청약, 리셀 할 수 있는 나이키 드로우 일정까지도 보여주는 'MY캘린더'와 카드, 페이, 멤버십 등의 다양한 포인트 현황을 한 눈에 제공해 자투리 자금을 찾을 수 있는 '포인트 모아보기'를 제공한다.

지난해 12월 시범 서비스 개시 이후 API 방식의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마이데이터 참여 기관들과 지속적인 데이터 송수신 환경 테스트를 진행, 현재는 120개 금융사로 참여 기관을 확장했다. 

국민은행의 KB마이데이터는 △내게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 △소비패턴 분석 진단으로 더 나은 소비생활을 제안하는 '지출관리 서비스' △다양한 실물자산부터 신용관리까지 더 쉽게 관리하는 '금융플러스' 등을 제공한다.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지난달부터 관련 서비스를 시범 시행한 국민은행은 피드백을 반영해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는 등 완성도를 높였다.

이밖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하나 합', '우리마이데이터'를 본격 제공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하나금융의 계열사와 함께 자산·지출관리, MZ세대를 위한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자산 통합조회와 미래 현금흐름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인다.

주요 시중은행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계가 잘할 수 있는 자산관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뿐 아니라 카드사나 핀테크 등 모두가 자산관리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며 "자산관리가 금융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격화되는 경쟁 속 차별화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빅데이터 분석력을 토대로 특화 서비스를 갖춰야 하는데, 아직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을 만한 부분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마이데이터 전면 시행으로 정보유출, 트래픽 급증 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특화 서비스에 대한 부분은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초기엔 유입되는 데이터양이 방대하다는 점에서 내부에서도 시스템 오류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우선 적응기간을 거친 후 타 금융사와 구별되는 서비스가 나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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