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관리 차등' 검토에 안도하는 인터넷은행···새 전략짜기 돌입
'총량관리 차등' 검토에 안도하는 인터넷은행···새 전략짜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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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 "가계부채 증가율, 인터넷은행 여건 고려"
중·저신용자 대출, 총량규제서 제외 등 성장 기대감↑
토뱅, 1일부터 대출 재개···케뱅, 고신용자 마통 발급
사진=토스뱅크
(사진=토스뱅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중금리대출 확대'라는 과제와 '대출 규제'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짐을 덜게 됐다. 금융 당국이 은행과는 다른 여건을 고려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다르게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총량규제에서 제외하거나 완화하는 당근책에다 대출 총량 한도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장동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감지된다. 올해 대출 규제로 발목이 묶였다면, 내년부터는 다소 숨통이 트일 여건이 조성될 것이란 분석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30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도 가계 부채 증가율을 4~5%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으로, 은행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새로 출범한 토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여건이 다르다는 부분을 고려해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인터넷은행 사이에선 여신규모가 시중은행 대비 절대적으로 적다는 점 등이 증가율 목표치 설정에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은행권 수준에서 목표치가 정해질 경우 사실상 대출 영업에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성장 단계에 있는 업계는 가파른 증가세 탓에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 10월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을, 케이뱅크는 지난달부터 고신용 고객의 마이너스통장 신규, 증액을 막았다. 지난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대출 수요가 급격히 몰리면서 9일 만에 대출 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자연스레 출범 취지였던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공급 역시 제 기능을 못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올해 3분기 잔액 기준 각 13.4%, 13.7%, 토스뱅크는 28.2%에 그쳤다.

이 점을 인지한 당국도 내년도 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은행권보다 높은 수준을 검토해왔는데, 고 위원장의 발언으로 비교적 느슨한 규제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4%대인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와 달리 인터넷은행은 두 자릿수를 부여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중·저신용자 대출이 총량 관리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출 총량 한도도 올해보다 늘어날 조짐을 보이자 인터넷은행들은 암암리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미 이들은 새해 대출 재개를 위한 새판짜기에 나섰다. 달라질 여건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다. 먼저 대출을 전면 중단한 이후 세 달 만에 대출 영업을 재개하는 토스뱅크는 내달 1일부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객이 사용한 만큼만 이자를 부담하는 '토스뱅크 마이너스 통장' 말고도 최대 300만원 한도의 '토스뱅크 비상금 대출' 판매를 재개한다. 자체 신용평가모형에 따라 '실질 소득'을 기반으로 신규 대출 여력을 판단하기 때문에 중·저신용자뿐 아니라 고신용자까지 대출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토스뱅크 측 설명이다.

케이뱅크도 내년부터 총량 규제가 리셋됨에 따라 신규 발급을 중단했던 고신용자 마이너스통장 발급을 재개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일단 중·저신용자 중심의 대출을 이어가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새해에도 고신용자 대상 신규 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는데, 신규 판매 중단 기간은 아직 미정이다. 당국이 예고한 당근책들이 확정되는 등 시장의 여건에 따라 전략을 설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당국의 기조를 봤을 때 인터넷은행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아직까지 총량 관리를 위해선 고신용자 대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나, 올해보다는 더 나은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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