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ESG등급, 대형-중견 격차···"신뢰성 의문"
건설업계 ESG등급, 대형-중견 격차···"신뢰성 의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평 50위 내 상장 건설사 19곳 중 18곳, 유지 혹은 상승
탈석탄 외친 대형 A등급, 광주 참사에도 등급 오른 HDC현산
아직은 본업, 중견은 B·C등급···"정보 공개 투명성 뒤따라야"
(사진=ESG포털 홈페이지 캡쳐.)
(사진=KRX ESG포털 홈페이지 캡처)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건설업계에서도 관련된 경영 방침을 쏟아냈다. 이에 다수의 상장 건설사의 ESG등급은 지난해 대비 상승하거나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 실행 초기인 만큼 규모가 작아 팀 신설이 어려운 중견건설사와 대형건설사 간의 ESG 성적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30일 서울파이낸스가 시공능력평가 50위 내 상장사인 19곳의 한국지배구조연구원 ESG등급을 살펴보면 결과, 1곳의 건설사를 제외하고 다수의 건설사가 지난해와 같은 등급을 유지하거나 상승했다. 계룡건설산업만 2019년 B+, 2020년 B, 올해는 C등급으로 하락했다.

올해 초부터 ESG경영에 대한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건설사들이 친환경 사업을 위해 '탈석탄'을 선언하며 폐기물 사업에 진출하고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사업 수주만 이어가는 등 행보를 보이면서 이와 같은 지표가 나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건설사들은 HDC현대산업개발만 제외하고 모두 A등급을 받았다. 특히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은 3년 내내 A등급이며,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지난해보다 한 등급 상승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대체로 등급이 높은 이유로 'ESG위원회'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ESG위원회에서는 ESG관련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 등을 꾸준히 만들고 있다. 이들 중 현대건설은 지속가능경영 협의체가 있고, 나머지는 ESG위원회가 있다. 특히 DL이앤씨는 이미 2017년부터 설립해 최초로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서포터스에 가입해 재무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B등급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광주 공사 현장에서 건물이 붕괴 돼 17명이 사망하게 만든 사고가 있었다. 이에 사회부문에서 위험이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난해 C등급에서 한 단계 상승한 것으로 ESG위원회 설치 등이 등급 상승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중견건설사 중에서는 A등급을 찾아볼 수 없다. DL건설, 태영건설, 아이에스동서, 신세계건설, 한라, KCC 등이 B+등급을 받았다. 그 외 코오롱글로벌이 B등급을 기록했다. 금호건설, 동부건설, 한신공영, 계룡건설산업 등은 최하위 등급인 C등급을 받았다.

이들의 대다수는 건설 본업에 치중하는 있는 곳들로, 친환경 관련 사업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평가 리포트에는 대형건설사들에서 없었던 '환경' 관련 위험 관리가 필요한 곳도 꽤나 있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ESG경영을 위해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에도 ESG등급 평가 기준이 불투명하고 막연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부터 ESG 공시를 의무화되고, ESG등급이 사실상 투자의 지표가 되고 어느 곳이든 신경을 쓰는 분위기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 불분명한 것이 너무 많다는 게 해당 업계의 의견이다. 또한 중견 건설사들은 규모가 작아 관련 조직 신설 등의 여유가 없다고 불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업계 의견에 대해 전문가 또한 현재 ESG등급에 대해서 신뢰성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현석 연세대 환경금융대학원 교수는 "신용등급과 달리 ESG등급 발급은 라이선스도 필요없고 어떤 정보를 가지고, 어떻게 등급을 산출해 내는 지 밝히지 않아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등급의 신뢰성이 없다보니 향후 이를 악용해 그린워싱처럼 'ESG워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관련 정보를 빠르게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