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결산] 잇단 대어 등판에 공모액 20兆···미래證, 주관 '왕좌'
[IPO 결산] 잇단 대어 등판에 공모액 20兆···미래證, 주관 '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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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比 3.4배↑'···크래프톤·카카오뱅크 등 '대어' 잇단 등장 주효
미래에셋, 9조 육박 '압도적'·KB證 전년比 50배↑···'명가' NH 주춤
내년 '최대어' LG엔솔 필두 시총 10兆 이상 기업 5개 '활황 지속'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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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대어(大魚)들의 잇단 등장으로 연간 공모 규모를 경신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타사를 압도하는 상장 주관 실적으로 선두 자리를 꿰찼다. 내년에는 공모액이 최대 12조원을 웃도는 LG에너지솔루션을 필두로 대형사들의 출사표가 예정되면서 IPO시장 활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공모주는 총 115개사로, 누적 공모액 20조2527억원으로 집계됐다. 오는 30일 상장 예정인 래몽래인(180억원)을 포함하면 20조2707억원이다. 지난해 연간(5조9355억원·95개사)와 비교해 3.4배 높은 수준이다. 종전 최대 규모인 10조1453억원(2010년)보다도 두 배가량 웃돈다.

당시엔 역대 '최대어'로 기록된 삼성생명(4조8900억원) 한 곳이 전체 공모액의 절반을 점유했다. 하지만 올해는 크래프톤(4조3097억원)과 카카오뱅크(2조5526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2조2460억원)카카오페이(1조53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조4918억원), 현대중공업(1조800억원) 등 조(兆) 단위 기업들의 연이은 상장이 최대치 경신에 주효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청약 증거금으로 80조9017억원을 끌어모으며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수익률 역시 양호했다. 카카오뱅크(28조6000억원)와 크래프톤(22조6000억원)는 단숨에 금융, 게임 대장주로 올라섰다. 상장 당일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형성+상한가)에 성공한 종목이 17개, 공모가 대비 5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들도 23개로 집계됐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들은 고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을 영위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실제, 맥스트와 디어유, 플래티어, 자이언트스텝 등은 최근 대세인 메타버스, 플랫폼 관련주로 알려지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자이언트스텝의 경우 공모가(1만1000원)와 견줘 무려 555%의 수익률을 시현했다.

역대급 IPO 시장이 펼쳐진 만큼 증권사들의 상장 주관 실적도 두드러졌다. 미래에셋증권은 누적 공모실적 8조9136억원(21개 기업)의 압도적 선두에 올라섰다. 올해 최대어 크래프톤을 대표 주관했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 현대중공업 등을 공동 주관하며 예년 3~4위에 머무르며 구겼던 명예를 회복했다. 

그간 변방에 있던 KB증권의 약진도 눈길을 끈다. 공모액 4조9248억원(11곳)으로 2위에 올라, 기존 강자들과 '빅4'를 구성했다. 지난해(1080억원)와 견줘 무려 50배가량 급증했다. 단독 주관을 맡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연기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카카오뱅크와 롯데렌탈, 현대중공업 등 대형 기업의 상장을 책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주춤했지만, 하반기 뒷심을 발휘하며 공모액(3조8105억원) 3위, 건수(17곳) 2위에 올라섰다. 뒤이어 NH투자증권이 3조7258억원을 기록했지만, 건수는 11건에 그쳐 최근 2년간 선두를 수성했던 'IPO 명가'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라는 평가다.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엔 대어급 기업이 전무했다. 

내년 IPO 시장 역시 올해를 뛰어넘는 활황이 예상된다. 새해 벽두부터 증시에 출사표를 내밀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 규모만 10조9225억원~12조7500억원으로, 종전 '최대어' 삼성생명(4조8881억원)을 가뿐히 넘어선다. 기업가치는 최대 100조원으로 추산돼, 상장과 동시에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총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은 2월 중순 상장 예정이다. IPO를 통해 최대 1조2112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밖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현대오일뱅크 △CJ올리브영 등 조 단위 기업들의 등판도 예정됐다. 예상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기업 수는 13개로, 올해(11개)를 상회하고, 10조원 이상의 초대형 기업만 5개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의 상장이 예정대로 이뤄진다면 올해 못지 않은 공모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올해에 버금가는 IPO 시장의 풍년이 예상된다"며 "시총이 큰 종목들이 신규 상장 이후 코스피200에도 편입되는 사례가 빈번했고,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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