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증권사도 탄소배출권 투자···장외거래만 더 키울듯
20일부터 증권사도 탄소배출권 투자···장외거래만 더 키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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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참여자 확대로 공급 부족→가격 급등···기존 참여자들 "일단 지켜보자"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오는 20일부터 20개 증권사도 탄소배출권 시장에 참여해 거래에 참여하게 된다.

이를 두고 가격이 급등해 장외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증권업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배출권거래중개회사로 신청한 20개 증권사의 가입을 승인하고 오는 20일부터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회원 자격을 획득한 증권사는 최대 20만톤까지 배출권을 보유할 수 있다. 환경부와 한국거래소 등은 제3자인 증권사 등의 참여로 거래가 활성화돼 배출권 수급 불균형이나 가격 급등락 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소배출권은 다음해 6월말 정산, 8월초 제출이 이뤄지고, 거래도 이 기간동안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다음해 상반기에 거래가 집중된다. 예를 들어 2020년물인 KAU20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는 거래가 없던날도 많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정산을 앞두고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다.

증권사가 참여하게 되면 상시로 거래가 이뤄져 유동성이 확대되고, 가격도 널뛰기 없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증권사가 수익을 목적으로 참여에 나서는만큼 배출권의 시장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배출권 시장이 워낙 규모가 작다보니 수요가 조금만 발생해도 가격이 크게 오른다. KAU21의 가격은 지난 6월 23일 1만1550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3만2000원대에서 거래되는 등 6개월만에 2배이상 상승했다.

증권사들은 산업계처럼 배출권 할당량이 없어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에 나와있는 배출권을 사들여야 한다. 공급 부족으로 배출권 가격은 오르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개입해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면 투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들은 장내 거래보다는 장외 거래를 더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출권이 많이 남는 대기업은 시장에서 거래하며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당수 기업들은 가격 급등과 유동성 감소로 인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직접 접촉해 배출권을 주고 받게 된다는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업들은 일단 증권사의 참여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대부분 배출권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시장에 내다팔 정도로 여유가 있지는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시장에서 거래 하기보다 기업들끼리 장외에서 만나 거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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