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후 전셋값 '동상이몽'···"내년 8월 이후 더 뛴다"
임대차법 후 전셋값 '동상이몽'···"내년 8월 이후 더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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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9월 전세 거래량, 6년만에 최저치···매물은 늘어
임대차법 이후 '이중가격' 시장···집주인 내릴 생각 없어
"대출 풀리고, 내년 8월 신규매물 나오면 가격 상승"
서울시 전경. (사진=이서영 기자)
서울시 전경. (사진=이서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서울 성동구에서 월세에 살고 있는 A씨(35)는 전세 찾기에 혈안이다.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찾으려고, 공인중개사에게 매물이 나오면 전화달라 했지만 깜깜 무소식이다. 그는 분명 최근 실거래가를 보고 비슷한 조건의 집을 요구했지만, 같은 면적에서 가격이 훨씬 비싼 전세 매물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다시 월세로 가야 하는 건지, 작은 면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건지 고민 중이다.     

최근 서울 전세 시장은 임대인과 임차인 간 힘겨루기 중이다. 종합부동산세 상승 등 세부담으로 임대인이 전세 보증금이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화 시키고 있지만, 수요자는 임대차법이 적용된 매물 가격을 원해 가격 괴리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 내년 8월 신규매물이 쏟아지면, 이중가격 현상도 사라지게 돼 전세가격이 상승해 주거불안정이 심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30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전세 거래량은 △9월 7123건 △10월 8107건 △11월 4712건을 기록했다. 

특히 9월 전세거래량은 2015년 이래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거래를 신고 중인 11월을 제외하고, 10월 또한 최근 5년 평균 거래량인 1만675건에 비하면 약 2500건이 적은 상황이다.  

반면 최근 서울의 전세매물은 증가 추세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서 서울 전세 매물을 확인한 결과, 지난 27일 3만1098건으로 지난해 8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전세 매물은 쌓여가는 데, 실질적으로 거래가 되지 않는 공급과 수요의 미스매치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임대차법으로 형성된 이중가격 시장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임대인하고 임차인하고 가격 접점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시장에서 과도한 가격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로 인해서 안정적으로 거주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같은 지역에서 해당 부분이 적용되지 않는 집들이 나오면서 괴리가 생기고, 수요자 입장에서는 이것이 너무 비싸다고 여겨져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것"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헬리오시티의 경우 면적 61㎡의 전세 시세가 7억~8억5000만원에 형성 돼 있다. 같은 면적의 매물 한 건은 전세가격이 10억원이기도 했다. 그러나 실거래가를 찾아보면 지난 7월에 7억2000만원(20층) 가장 고점을 찍고, 최근에 5억2500만원(24층)에 실거래 된 상황이지만, 집주인들은 전세가격을 내리지 않고 집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집주인이 전세가격을 내리기엔 종부세 부담이 사상 최대로 늘어나고,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금융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오히려 세금 부담을 세입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전세를 오히려 월세화 시켜 전세거래는 줄었지만, 월세거래가 늘어나 올해 서울의 월세계약은 5만7168건으로 가장 큰 수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내년 8월에는 힘겨루기보다는 전세가격의 우상향을 점쳤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전세시장의 대출규제로 수요자들이 전세에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크다"며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 전셋값은 상승기조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의 3기 신도시 등 공급 확대에 대한 신호가 있더라도, 전세는 실수요고 3기 신도시가 실 입주하려면 5년은 더 기다려야 하는데 그 때까지 공급이 없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내년 8월에 임대차법에 적용되지 않는 매물이 시장에 잔뜩 나올 것이며, 시장에 낮은 가격의 매물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현재보다 우상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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