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한은 "물가 내년 중반까지 2% 상회···국제유가 등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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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수정경제전망···올해 성장률 4%, 내년 3% 유지
물가, 올해와 내년 각각 0.3%p, 0.5%p씩 대폭 상향
"공급發 상승 압력에 수요측 압력도 커질 가능성↑"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와 같은 올해 4%, 내년 3%로 내다봤다. 수요측 상승 압력으로 물가상승률을 대폭 상향 조정하기도 했으나, 견실한 수출·투자 흐름 속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에 양호한 수준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25일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에 이어 올해와 내년 각각 4%, 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환석 부총재보는 "지난 8월 전망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할 때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국내 역시 경제활동 제한이 점차 개선되면서 견실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당초 성장 회복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물가의 경우 공급발(發) 상승 압력에 이어 수요측에서도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는 물가가 '당분간 2%를 상회한다'고 표현했는데, 이번 의결문에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조정했다. 김웅 조사국장은 "상반기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3%로 잡았는데, 현재 전망시점으로는 내년 중반까지는 2%를 상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시점에서는 이런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와 김웅 조사국장과의 일문일답]

- 이번 경제전망에서 전제로 한 코로나19 시나리오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 설명을 부탁드린다. 일상회복 1단계를 전제로 한 것인지.

△ 최근 백신접종이 확대되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방역 지침이 변경됐다. 점차 완화되는 걸로 전제했으나, 기계적으로 1단계에서 2단계로의 변경 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방역에 대한 노하우, 학습효과, 백신접종률 등의 영향으로 방역 단계는 완화되는 추세다. 앞으로도 긴 흐름에선 방역 강도가 확진자수가 늘어나는 만큼 올라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점차 완화되는 흐름은 글로벌한 흐름이며, 이를 시나리오에 반영한 것이다.

- 한은 조사국의 물가 상승 전망치가 계속 수정되고 있다. 물가 상승 전망에 있어 주요 변수는 무엇이며, 상당기간 목표치를 상회한다는 표현에서 '상당기간'은 내년 상반기 이후까지를 의미하나?

△ 내년도 물가 전망과 관련한 변수는 국제유가의 흐름이 중요하다.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한 영향이 국제유가에 어떻게 미칠지도 불확실하다. 품목별로 보면 목표치를 넘어선 물가 품목이 많이 늘었는데 수요측 물가 압력이 얼만큼 반영될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요즘 가장 이슈된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역시 수요는 강한데 공급이 줄어들면서 두 가지 요인이 다 같이 올라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해소되는 시점도 불확실하다. 기대인플레이션이 2.7%라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은 국제유가가 오르면 비용 요인으로 모두 전가되는 경향이 강한데,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간다는 것은 유가 흐름에 이어 세컨라운드의 느낌을 준다. 그런 부분의 반영 정도에 따라 향후 물가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설명드린다.

또 의결문에 '상당기간'이란 표현을 썼는데, 이는 상반기 목표치가 2.3로 설정돼 지금 전망 시점에서는 내년 중반까지 2%를 상회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나 상방 압력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시점이 더욱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 원유 도입 단가를 내후년에도 71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는데 고유가가 이어질 것인지 궁금하다. 현재 분위기로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보인다.

△ 올해 물가상승률을 크게 올려잡은 이유 중 하나가 원유 단가 때문이다. 전제치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물가에 대한 인식도 바뀐다. 원유 도입단가는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주요 예측기관들의 전망치를 조사해 평균 정도를 반영한 것이다.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런 전망치는 겨울철 난방기가 지나면 산유국에서 공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하는 주요 예측기관의 전망치를 중간으로 잡았다. 이와는 반대로 경제 활동이 재개되며 수요가 크게 올라올 수 있다. 이에 플러스(+), 마이너스(-)가 맞물리면서 움직일 것이다. 향후 두 측면을 보면 결국 완만한게 내려오는 것으로 보면 된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상하방 리스크에 모두 들어가 있다. 어느 쪽에 더욱 무게를 두었는지, 구체적인 해소 시점은 언제인가?

△ 성장 관점에서 보면 공급 병목 현상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모두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타격을 받은 섹터 2개가 자동차·건설 산업이다. 자동차 생산·판매가 이뤄지지 않아 마이너스이며, 건설에선 자재 수급 차질에 따른 영향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한다. 동시에 조기 해소되면 성장 관점에선 플러스가 되기도 하며, 길어지면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문에선 공급병목 현상이 3분기가 정점이었고 점차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말 특근을 하기도 한다. 현재 주문 적체된 생산량이 전체 연간 생산량의 절반 수준이며, 수요가 이완되는 현상을 전망에 반영했다.

공급망 차질이 언제 해소되는지는 부문별로 다 다르다. 자동차의 경우 가장 저점이 3분기였고, 이후 내년 하반기쯤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IHS마켓의 전문기관에서 보는 흐름이 그렇다. 종합해보면 내년에는 완만하게 대체적으로, 점진적으로 해소된다고 가정했다고 보면 된다.

- 내후년까지 내수성장 기여도가 높은 이유는? 수출 증가율이 낮아진 것은 코로나19 이후 보호무역주의를 반영한 것인가?

△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면서 회복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소비를 하지 않았던 부분이 대면서비스 부문인데 음식·숙박업·여행 등의 시장에서 소비 여력이 많다. 이 부분에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이면에는 가계의 소비 여력도 있다고 판단된다. 펜트업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 수출 증가율이 낮아진다고 본 것은 기저효과 때문이지, 보호무역주의가 반영된 것은 아니다. 올해 통관수출을 6400억달러로 예상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25%가 많다. 경쟁력이 있는 반도체가 보호무역주의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올해가 워낙 좋았고 내년까지 양호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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