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유럽發 코로나 재확산 우려에···고개 든 '强달러'
[주간환율전망] 유럽發 코로나 재확산 우려에···고개 든 '强달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로화, 코로나19 재봉쇄 우려에 '급락'
'매파' 움직임 강해지는 세계 중앙은행들
'커플링' 위안화 안정은 상단 제한 재료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현황판에는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22~26일) 원·달러 환율은 높아진 레벨에도 강(强)달러 분위기 속 고점을 높여갈 전망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통화정책 정상화 경계감이 커지면서 1190원도 뚫어낸 모습이지만, 지난주 가파른 오름세에 따른 숨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32분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185.3원) 대비 2.7원 오른 118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환시는 개장 직전 레벨을 빠르게 올리며 1194원대까지 치솟았고, 전거래일보다 5.2원 높은 1190.5원으로 개장했다. 그러나 개장과 함께 레벨을 낮춘 환율은 1188~1189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주에도 글로벌 강달러 흐름은 계속됐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19일 종가 기준으로 96을 넘어서면서 전주대비 0.95% 상승했다. 이는 4주 연속 상승일 뿐 아니라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지수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경기지표 호조세와 통화정책 정상화 경계 기대감 등이 맞물린 결과이다. 특히 유럽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폭증에 따른 재봉쇄 우려가 커지면서 강달러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 환시에서도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발(發)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 중심의 코로나19 재확산 여부, 미국과 글로벌 경기 성장 간 상반된 흐름, 통화정책 정상화 경계감 등의 재료들이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을 지속시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달러 강세 흐름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이 재확산하면서 각국 당국이 다시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연일 신규 확진자수가 최대치를 경신하자 이날부터 전국적인 봉쇄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일일 확진자수가 6만명을 넘어선 독일도 전면 봉쇄 가능성을 내비쳤고, 영국과 프랑스 역시 일일 수만명에 달하는 확진자수 추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같은 코로나19 충격에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19일 기준)은 1.129달러를 기록했으며 달러화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1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불과 열흘 전 1.16달러 수준에 거래됐지만, 코로나19 재확산세에 유로 지역 전체가 흔들리면서 유로화당 1.13달러의 벽이 무너진 것이다. 이는 곧 유로존 경기 회복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이 빠르게 통화정책을 정상화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중앙은행들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움직임도 더욱 강해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내년 1분기까지 테이퍼링을 끝내는 것을 선호한다"며 "연준이 올바른 선택을 하면 2분기 초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전날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계획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 역시 그간 기준금리 당위성을 수차례 강조해 온 만큼, 오는 25일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재료들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우선 오는 25일 발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선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금리인상 연결에 선을 그은 것과 같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기조가 충분히 반영돼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어 차기 연준 의장으로 거론되는 현 파월 의장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모두 '비둘기파'에 가까운 인물로, 두 인물 모두 글로벌 달러 흐름에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달러 강세 흐름에도 위안화 가치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아시아 프록시(대리) 통화 성격이 강한 원화의 강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은 커지고 있지만,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중국 간 관계에 대한 전망이 관망세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위안화 가치는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역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현재 6.3위안선으로 내려앉았다(가치 절상).

이외에도 이번 주 경기 하방 압력이 강해진 유럽의 경기지표 발표가 주목된다. 오는 23일 영국·독일의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 24일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25일 독일 3분기 GDP, 26일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연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연설 등이 예정돼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두 번째 코로나 겨울을 맞이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유행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는 것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재차 강해질 수 있다는 뜻으로, 글로벌 달러의 추가 강세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럽 등 세계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외환시장에 재차 중요 변수로 등장했다.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더불어 미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긴축 발언 속에 금주 공개되는 11월 FOMC 회의 의사록 내용 역시 달러화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이외에도 차기 연준 의장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파월 의장의 연임 혹은 브레이너드 이사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여부에 따라 금융시장 내 변동성 확대 여지가 있다. 금융시장 전망은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신임 연준 의장으로 임명될 경우 증시 급등 가능성을 보고 있어, 달러화에는 추가 강세 요인보다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 영향으로 일단 1190원대로 상승하겠지만, 이후에는 앞서 언급한 변수 추이에 따른 등락이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이 전세계적으로 재차 심각해지지 않는다면 1200원을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74~1185원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에 이어 소매판매 지표도 전망치를 상회하며 미국의 견조한 경기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도 지속하는 가운데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경계감이 맞물리면서 달러화지수는 16개월래 최고치로 올라섰다.

유로존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향후 경기 회복세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됐으며, ECB가 빠르게 통화정책에 나서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커지면서 유로화는 약세를 보였다. 달러화지수와 주요 요인 간 상관계수를 보면 지난 한 달 전과 비교해 유럽(독일)의 경기서프라이즈 지수 차이, 금리 차이 등이 달러화지수와 강하게 연동했다. 최근 나타난 달러화의 가파른 강세는 결국 선진국 통화 내에서 유로존과의 모멘텀 격차를 반영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신흥국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볼 수 있는 EME(신흥시장경제) 달러 지수는 10월초를 고점으로 하락했다. EME 달러 지수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위안화의 가치는 지난주 정상회담 기대와 맞물려 5개월래 가장 높았다. 안정적인 위안화 흐름과 연동돼 원·달러 환율 역시 1180원대에 머물렀으며, 유로존 경기 회복세에 코로나19 변수가 재차 등장한 만큼, 선진국 통화와 이머징 통화의 차별적 흐름이 나타날 수 있는 국면으로 파악된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