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한미, 물가 오름폭 더 커질 것···상방 압력 높아"
한은 "한미, 물가 오름폭 더 커질 것···상방 압력 높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BOK이슈노트'···우리나라·미국 주요 물가 동인 점검
글로벌 공급 병목 장기화, '위드코로나'發 수요 확대 영향
마트 진열대 (사진=서울파이낸스DB)
마트 진열대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오름세가 상당하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글로벌 공급병목 및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확대가 강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던 우리나라 역시 공급병목 현상이 국내에 파급되고, 방역체계 개편에 따라 수요가 확대될 경우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BOK이슈노트'에 실린 '우리나라와 미국의 주요 물가 동인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우 올 2분기 이후 CPI 상승률이 반 년 넘도록 물가목표치(2%)를 상당폭 상회함에 따라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CPI 상승률은 5.4%로 집계됐으며, 지난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도 2.5% 상승해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분기 기준으로도 약 9년 반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비근원품목(에너지, 식료품)이 최근의 오름세를 주도하는 가운데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면서 근원품목 기여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경제재개 과정에서 상품가격을 중심으로 근원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확대된 가운데 에너지의 기여도가 우리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높은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요인은 무엇보다 국제유가 및 에너지가격 급등세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89달러(1.06%) 오른 배럴당 84.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4년 10월13일(85.74달러) 이후 가장 높다. 석탄가격은 최근 5년중 가장 높았고, 천연가스 역시 연초와 비교해 2배 이상 올랐다. 내년부터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에너지가격이 완만하게 안정될 것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전망했지만, 이런 관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전반적인 식료품가격의 오름세도 상당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에서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와 달리 미국에서는 올해 2분기 들어 오름폭이 일부 되돌려지는 듯 보였으나, 최근 다시 반등하고 있다. 국제식량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가공식품가격과 외식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수요·공급 측면에서도 물가 상방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 양국 모두 경기회복과 함께 외식을 중심으로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경우 봉쇄조치로 충격이 컸던 대면서비스물가가 경제활동 재개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올해 반도체 공급차질, 해상물류 지체 등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의 영향으로 자동차 등 내구재가격이 미국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이런 영향이 제한적이나, 공급병목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승철 조사국 물가동향팀 과장은 "우리나라가 반도체 생산에 있어 독보적인 공급망을 보유하면서 국내 CPI 자동차 가격이 1%대 상승률을 보이는 등 제한적으로 영향이 미치는 데 반해, 미국은 신차 8%대, 중고차 20%대를 상회하는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면서 "또한 우리나라 수입 생산자물가에선 이미 공급 차질에 따라 오름폭이 높게 나타나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물가로의 전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공급병목 현상이 장기화된다면 시차를 두고 서서히 (물가로) 전이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PI 주거비는 우리나라와 미국 모두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면서 펼쳐진 확장적 거시정책에 따른 유동성 증가도 마찬가지다. 특히 천문학적인 재정지출을 펼치고 있는 미국은 상대적으로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외에도 미국은 일부 대면서비스업 내 노동공급 부족으로 임금 상승세가 높아지면서 물가에 반영되고 있다.

물가 상방 압력이 상대적으로 덜한 우리나라이지만, 대외적 이슈들이 장기화될 경우 높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과장은 "미국은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에 영향을 받고, 경제활동 재개 관련 품목(운송서비스, 오락·문화서비스, 의류, 신발 등)의 물가 오름세도 급등하면서 CPI 상승이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글로벌 공급차질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에도 파급이 미칠 수 밖에 없다.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기대도 커지면서 수요측 상방 압력도 향후 높아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