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 0.3%···연 4% 성장 '아슬아슬' (종합)
3분기 경제성장률 0.3%···연 4% 성장 '아슬아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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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병목·코로나19 재확산···민간소비 3.6%→-0.3% '뚝'
건설·설비투자 동반 하락···순수출 성장기여도 증가 전환
한은 "예상된 수준···4분기 1.04% 상회 시 4% 달성 가능"
전문가 "예상치 밑도는 결과···1% 이상 회복 쉽지 않아"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 (사진=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우리나라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 상승했다. 코로나19 재확산 및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여파로 성장 흐름이 둔화됐다. 앞으로 연간 성장률 4%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 분기인 4분기에 1.04% 이상 성장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예상된 경로였다면서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지만, 시장에선 연 4% 성장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3% 성장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0.46% 성장에 미치지 못한 결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해 2분기(-3.2%) 역성장한 뒤로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올해 1분기(1.7%)·2분기(0.8%)와 비교해도 성장 수준은 상당폭 줄어든 모습이다. 전년동기대비로는 4.0% 성장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재화를 중심으로 증가한 데 반해, 민간소비·설비투자·건설투자 등은 감소한 영향"이라면서 "다만, 이번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며, 백신접종 확대·방역정책 전환·2차 추경효과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1.04%를 상회하면 연간 4% 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민간소비·건설투자·설비투자 감소···민간·내수 성장 기여↓

3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하회한 데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간 소비가 감소하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 △건설자재 수급불균형 등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발생한 데서 기인했다. 민간소비의 경우 비내구재(음식료품 등) 소비는 늘었지만, 서비스(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소비가 줄면서 0.3% 줄었다. 직전분기(3.6%)와 비교하면 감소폭은 3.9%p에 달한다. 정부소비(1.1%)도 물건비 지출 등을 중심으로 늘었으나, 직전분기 3.9%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둔화됐다. 건설투자(-2.3%)와 설비투자(-3.0%)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처럼 지난 2분기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내수의 힘'은 크게 줄었다. 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민간소비(-0.1%)·정부소비(0.2%)가 모두 줄어들면서 2분기 2.5%에서 3분기 -0.5%로 상당폭 감소했다. 투자 기여도(-0.2%) 역시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수출(0.6%)이 오름세로 전환하고 수입(-0.2%)이 소폭 감소하면서 0.8% 상승 전환했다.

경제주체별로는 민간·정부 성장 기여도 모두 소비를 중심으로 줄었다. 민간(0.3%)의 경우 순수출이 증가로 전환했으나, 소비·투자가 동반 감소하면서 전분기(0.5%) 대비 0.2%p 줄었다. 정부 성장기여도 역시 정부투자 감소세에 소비의 증가폭도 둔화되면서 직전분기(0.3%)보다 0.3%p 낮아진 0%(보합)를 기록했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1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1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 한은 "우려할 수준 아냐···4분기 민간소비 크게 증대될 것"

한은은 예상치를 밑도는 3분기 경제 성장 결과에도 불구하고,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민간소비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으며, 4분기 이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투자 감소 수준도 공급병목 현상이 길어진 데서 기인한 것일 뿐, 견조한 투자 흐름이 지속되면서 시차를 두고 성장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황 국장은 "추가경정예산은 3분기뿐만 아니라 시차를 두고 4분기에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1차 추경(15조원)이 0.1~0.2%p 경제 성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분석된 만큼, 35조원에 달하는 2차 지원 규모는 정부소비·투자 외에도 민간소비 지출까지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설비투자는 반도체 수급 차질 등의 문제로 법인들의 자동차 투자가 줄면서 감소한 영향이 있으며, 건설투자의 경우 7월 폭염, 대규모 플랜트 공사의 마무리, 건설자재 수급불균형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낮은 성장 수준을 보였다"면서도 "이달 수출 실적으로 볼 때 반도체 호황 및 아시아 지역 코로나19 진정세에 따른 공장 재가동 등의 영향으로 장비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투자도 견조한 수주실적 속 수주가 시차를 두고 건설 실행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국장은 "수입이 늘어날 만큼 늘어난 상황에서 수출의 오름세는 순수출 기여도를 더욱 플러스(+)로 만들 것이며, 4분기에는 대개 3분기보다 수출이 더욱 높게 나타난다"면서 "이번 3분기 성장이 시장에서 예상한 0.46% 수준보다 낮았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은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4% 성장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연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민간소비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한은에서 예상하는 것처럼 4분기 호재로 작용할 요인들이 많아 전망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건설투자·설비투자의 감소폭이 예상보다 컸으며, 4분기 회복 흐름이 어떻게 나올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에서도 금액으로는 물가가 올라가면서 매우 좋은 흐름을 보인 듯 했지만, 물량 측면에선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면서 "연간 4%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지난해 4분기, 올해 1분기와 비슷한 성장 수준을 보여야 한다. 이미 우리 경제가 일정 회복 수준에 들어간 상황에서 4% 성장률은 부담스러운 숫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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