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 장애에 곳곳 대혼란···디도스? 라우터? '혼선'
KT 통신 장애에 곳곳 대혼란···디도스? 라우터?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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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편의점 카드결제 불가·주식 주문도 '스톱'
온라인 수업 듣던 학생들 불편 호소···직장 업무도 마비
'디도스 공격' 발표했지만···경찰·과기부, 혐의점 아직 못찾아
분당 KT 사옥 (사진=연합뉴스)
분당 KT 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25일 오전 11시경 KT의 유·무선 통신 장애가 발생한 이후 각지에서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서비스 장애는 약 30~40분이 지난 정오께 복구 됐으나 이후에도 불안정한 모습은 여전하다. 인터넷 접속은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통화마저 차질을 빚었다.

이날 KT는 보도자료를 통해 "11시부터 1시간 가량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며 '대규모 디도스 공격 탓'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후 '원인파악중'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원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DNS 응답지연'이라고 밝히는 등 혼선을 빚는 모습이었다. 이후 KT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라우터 문제로 지목했다. 라우터는 네트워크간 연결해  주는 상위급 장비로 결국 내부 문제다.

이번 사태로 인터넷 검색부터 증권거래시스템, 상점의 결제시스템 이용 등 KT 인터넷 전반에 걸쳐 장애가 일어나면서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편의점 포스망 먹통·HST 접속 불가·원격 수업도 다운...사회 곳곳 혼란

카카오뱅크의 KT 통신망 접속장애로 인한 오류 안내문. (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의 KT 통신망 접속장애로 인한 오류 안내문. (사진=카카오뱅크)

이번 '먹통' 사태는 이날 오전 11시경부터 약 30분간 지속된 뒤 일부 정상화됐지만, 범위가 전국이었다. 시민들은 큰 불편을 호소했다.

KT 유선망을 이용하는 전국 상점들에서는 결제를 위한 포스(POS)망이 작동하지 않아 카드 결제를 못하고 현금 결제를 하거나 계좌이체로 음식값·물건값을 지불하기도 했다. 또 출입을 위한 QR인증기 등도 정상 작동하지 않아 음식점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줌 온라인 수업'을 듣던 학생들 중 일부는 수업이 끊어지면서 반강제적으로 수업중단을 맞기도 했다.  

장중 '먹통'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에 정상접속하지 못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애플리케이션에 “KT 인터넷접속 장애로 KT 통신사를 이용하시는 고객 접속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인터넷뱅크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이번 장애로 휴대폰 본인 확인 시스템이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단 금융사의 문제가 아닌 KT통신망의 문제로 완전한 서비스 복구까지는 고객 불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KT 망을 사용하는 언론사들의 기사 또한 이 시간동안 포털에 노출되지 못했다. KT회선을 이용하는 기업고객들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LG U+)로 우회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전체적인 유선 인터넷 속도도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무실에서도 업무 마비 사태가 잇따랐다. 급한 업무 처리를 위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타사 휴대폰 테더링을 연결하기도 했으나, 회사 시스템이 KT서버를 기반으로 한 경우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이처럼 1시간이 채 안되는 상황에서 전화, 모바일, 인터넷, 결제서비스 등이 중단되며 개인 및 기업들의 피해가 곳곳에서 속출했다. 정오부터 대부분 서비스가 복구된 상황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인터넷 네트워크 접속이 지연되거나 끊기는 등 오류가 지속되고 있다. 

불행중 다행이도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경우 자체 서비스 중단이나 송금 오류 등의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다수의 시중은행들은 2개 이상의 통신서비스업체의 망을 구축해서 서비스를 제공중이기 때문이다. ATM 등의 기기도 접속 장애 피해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사 통신회선은 복수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사례는 없다"고 했다.

◇경찰·과기부 조사 착수···정확한 원인은 '아직'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경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과 과기부 모두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해서는 '디도스 공격'이라고 최초 해명한 KT와 다른 시각을 보였다.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디도스 공격 혐의점에 대해서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과기부 역시 외부 공격 가능성보다는 KT의 망 자체적인 문제에 무게를 뒀다.

경찰은 KT 네트워크 장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입건 전 조사단계인 내사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네트워크의 장애 원인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지만 아직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발생한 KT 네트워크의 장애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KT 본사가 있는 경기 성남 분당 관할인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해당 사건을 배당했다”며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수본 사이버수사과에서도 1개 팀이 지원에 나선다.

주무부처인 과기부 역시 이번 사태의 원인을 놓고 외부공격은 아니라는 쪽에 무게를 놓고 조사에 들어갔다. 

실제 과기부는 디도스 등 외부의 사이버 공격을 조사·대응하는 부처 내 사이버침해대응과가 아니라 네트워크안전기획과에서 KT 통신망 장애 내용을 총괄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과기부는 정보통신사고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을 상황실장으로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구성해 완전한 복구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아울러 과기부는 KT 유·무선 인터넷 장애 발생과 관련해 이날 오후 정보통신사고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다만 과기부 관계자는 "상황을 인지하고 원인 파악을 위해 소통 중"이라며 "현재 원인에 대해 파악된 부분은 없다"고 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이번 장애가 디도스 공격 때문이 아닐 수 있다는 일부 보안업체의 분석 결과가 있다"면서 "조만간 회의를 거쳐 장애 원인에 대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KT는 위기관리위원회를 가동해 신속 조치할 방침이다. KT측이 문제 해결을 위해 순차적으로 네트워크 회복에 나섰으나 피해를 입은 고객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KT는 지난 2018년 서울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대규모 통신 장애가 발생한 바 있다. 3년만에 디도스 공격까지 이어지며 ‘국민 통신사’로서 KT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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