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정비사업 잇단 연기···공급 '동맥경화' 심화되나
서울 주요 정비사업 잇단 연기···공급 '동맥경화' 심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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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2곳 분양 연기···정부發 '분양가 개선' 영향
'공급부족' 지속될 듯···"집값 상승 자극" 우려도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 시내 전경. (사진=노제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정부의 분양가 개선 방침에 따라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들이 분양을 연기하면서, 공급 '동맥경화'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 부동산시장은 초과 수요 국면을 맞아 불안정한 가운데, '분양 연기'가 단기적으로는 집값을 자극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 가운데 올해 4분기 분양이 예정됐지만 내년으로 연기한 단지는 모두 12곳 등으로, 일반분양 물량만 총 1만165세대에 달한다.

단지별로 일반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둔촌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둔촌주공) 4786세대 △아크로파크브릿지(방배6구역) 1686세대 △이문1구역 래미안 803세대 △대조1구역 재개발 758세대 △잠실진주 564세대 △영등포1-13구역 재개발 398세대 △래미안원펜타스(신반포15차) 263세대 △신사1구역 재건축 243세대 △신반포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236세대 △청담르엘(청담삼익) 176세대 △푸르지오파크세븐(행당7구역) 135세대 △동선계룡리슈빌(동선2구역) 117세대 등이다.

조합들이 잇따라 분양 연기를 결정한 배경에는 더 나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달 30일부터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안'을 시행하고 있고, 국토교통부가 이달 중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분양을 미루면 분양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심리에 조합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A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정부의 발표에 따라 기대감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라며 "분양가격이 향후 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내 '공급 부족'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되는 가운데, 약 1만세대의 일반분양이 미뤄지면서 시장이 더욱 불안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주(9월27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2.9로, 3주 연속 하락했음에도 기준선인 100을 웃돌았다. 매매수급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그 반대를 뜻한다. 서울은 4월 둘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25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가격도 계속 치솟고 있다.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을 보면 지난달 기준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9978만원을 기록해, 12억원에 다다랐다. 지난해 12월(10억4299만원)과 비교해봤을 때, 올해 들어서만 1억5679만원 올랐다.

전문가들은 대다수 단지가 분양을 확정하는 시기가 오기 전까지는 서울 내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집값이 한동안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에서의 일반분양 1만세대는 연간 공급량에 맞먹는 물량"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청약을 기다리던 일부 수요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서 집값을 자극하는 영향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현재 서울 부동산시장은 매물이 부족한 '초과 수요' 국면을 맞았기 때문에, 일부 수요자들로 인해서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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