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비은행 모두 품은 토스···'금융그룹' 면모에 메기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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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업고 토스 생태계 구축
빅테크·핀테크 규제 등 향후 관건
사진=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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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핀테크 유니콘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증권, 보험에 이어 은행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사실상 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췄다. 경직된 금융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이달 새로 출범하는 토스뱅크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경우 '토스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토스뱅크는 오는 5일 공식 출범한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 지 4개월 만이다. 토스뱅크는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공개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은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면서 핀테크 유니콘이 주축이 돼 설립하는 첫 번째 은행이다. 기존 금융권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약 1300만명의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겠다는 포부를 내세운 만큼, 중·저신용자, 금융이력부족자,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다양한 이들을 고객으로 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출범 전부터 토스뱅크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높아진 상태다. 토스뱅크의 사전 예약 고객 수만 지난달 29일 기준 90만명을 넘어섰다. 조건 없는 연 2% 입출금통장과 연 최저 2.76%의 신용대출 등 일부 공개된 혜택들이 금융소비자들의 기대를 끌어오기 충분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사전에 공개된 조건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차주들은 최소 연 2.76% 금리에 2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 속에서 입출금통장처럼 출시 초기 인기몰이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토스뱅크는 예치 금액이나 특별한 우대조건 없이도 연 2% 이자를 제공하는 입출금통장을 공개하면서 사흘 만에 5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기도 했다.

토스뱅크의 출범으로 비바리퍼블리카는 은행과 비은행을 모두 아우르는 금융그룹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평이다. 토스를 비롯해 토스증권, 토스페이먼츠(PG), 토스인슈어런스(GA) 등으로 꾸준히 사업 영역을 넓혀온 결과다.

특히 방대한 '금융 데이터'는 금융영역을 넓혀가는 비바리퍼블리카의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맏형 격인 토스의 고객을 기반으로 모든 계열사가 성장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인데, 실제로 2000만명이 사용하는 토스 앱을 활용, '원앱'(One-app) 방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은행, 증권, 자산관리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해, 플랫폼 파워를 더욱 키우겠다는 게 토스의 복안이다. 이른바 '토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셈이다.

인력 채용도 공격적으로 나서며 몸집 불리기에도 한창이다. 현재 △엔지니어링 △데이터 △인프라 △보안 등 37개 포지션에서 100여명의 인재를 채용 중인 토스는 매년 대규모 인력 채용을 진행했다.

올해 들어서는 700명이 넘는 인재를 채용하기도 했는데, 지난 2017년 말 기준 약 120명이었던 토스 및 계열사 구성원은 지난달 기준으로 1260명으로 늘었다.

토스는 은행, 증권, 보험에 모두 진출한 만큼 자체 플랫폼 성장과 함께 금융 산업 전반에서 주도권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시중은행 등 기존 금융권도 긴장한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나 핀테크들은 종합 플랫폼으로서 기존 금융사에 비해 좋은 접근성이 무기"라며 "특히 토스의 경우 하나의 앱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 편리함을 추구하는 2030세대 고객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그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금융사들과의 경쟁에서 당장 우위를 점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비대면 금융인 만큼 금융사고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는 데다 빅테크·핀테크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여서다.

금융 당국은 동일기능·동일규제를 언급하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고삐를 더 조일 태세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핀테크 육성 등 지금까지 금융위가 해오던 정책을 크게 수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빅테크·핀테크에 대한 규제는 이제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라 상황을 지켜보면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라면서 "토스뱅크 출범으로 금융쪽에선 포트폴리오가 거의 갖춰진 상태다. 앞으로 이를 규모감 있게 키워나가는 것이 중점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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