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커지는 대외 불확실성···强달러 고개 드나
[주간환율전망] 커지는 대외 불확실성···强달러 고개 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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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中헝다그룹 '디폴트' 우려에 불확실성↑
시장 선반영·오버슈팅 전망에 완화 가능성도
사진=뉴욕증시
(사진= 뉴욕증시)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9월27~10월1일) 원·달러 환율은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변동폭이 큰 박스권 등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단 레벨 확인도 가능할 전망이다. 글로벌 통화긴축 흐름 속에서 중국 헝다(에버그란데)그룹 파산 및 미국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우려 등이 지속되면서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를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잇따라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메시지를 꺼내드는 것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어주고 있지만, 오버슈팅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추가 상승 압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12분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176.5원) 대비 등락이 없는 달러당 1176.5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주말중 높은 역외 환율 수준을 반영해 전거래일 대비 2.5원 갭업한 1179원으로 개장했지만, 개장과 함께 갭업했던 환율 레벨을 빠르게 반납하면서 전거래일 종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신호를 본격화하자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93.5까지 치솟는 등 한 달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총부채가 3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가 리스크오프로 이어지면서 지난주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헝다 그룹이 이자를 지급한다는 소식과 달러인덱스 상승폭 반납에 원·달러 환율도 변동 흐름 속 오름폭을 상당 부분 반납하기도 했다.

테이퍼링에 따른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조금씩 앞당겨지면서 중장기적으로 강(强)달러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이번 주 환율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이슈에 변동 흐름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정부와 중국 헝다그룹의 디폴트 이슈가 이어짐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지고 안전자산인 달러로 모일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법정 한도인 28조78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 민주당은 오는 12월3일까지 연방정부 자금을 지원하고, 부채 한도를 내년 12월까지 유예하는 임시예산안 법안을 하원에서 처리해 상원으로 넘긴 상태다. 하지만 미국의 2021회계연도가 끝나는 이달 30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한다면, 부분적으로 제 기능이 중단되는 셧다운이 현실화될 수 있다.

여기에 헝다그룹 파산 우려도 여전하다. 헝다그룹은 액면가 20억3000만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한 이자 8350만달러를 지난 23일까지 지급해야 했는데, 이를 아직까지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그룹은 오는 29일 4750만달러에 대한 채권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세도 압력을 더욱 가했는데, 푸젠성 중심이었던 코로나19 확산세가 헤이룽장성까지 번지면서 중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메시지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경제가 테이퍼링을 위한 조건에 부합하다면서, 오는 11월 테이퍼링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 끝내는 것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금리 인상도 내년 말께는 조건이 충족될 것으로 예상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경기 회복이 지속되며 고용 안정이 개선될 것"이라면서 내년 말 금리인상 조건이 충족될 것으로 내다봤다. 테이퍼링 시기도 11월 시행, 내년 상반기 완료를 지지했다.

이같은 시그널은 환율 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 금리 상승도 부추겼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만기 국채 금리는 1.4544%로 전주 대비 8.33bp(1bp= 0.01%) 상승했으며, 2년물 금리는 5.80bp 뛴 0.2797%, 30년물 금리는 8.03bp 상승한 1.9860%를 보였다. FOMC 직후 국채 금리는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으나, 연준의 스탠스,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인 메시지 등의 영향으로 주 후반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다만 그간 원·달러 환율 흐름의 변동폭을 고려할 때 강세 흐름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달 들어 환율은 1180원선을 상단으로 변동 이슈에 따라 고점 경신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대부분 단기간 내 상승폭을 반납하는 모습을 보였다. 완고한 1180원대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이번 주는 월말, 분기말 주이자 추석 연휴 이후 온전한 환시를 맞이하기 주이기 때문에 수급에서 변동폭을 제약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이번 주에는 각국의 통화당국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진다. 이날 오후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연설을 시작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 등과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진다. 이주 발표되는 경제지표로는 27일 미국 내구재수주, 28일 미 CB소비자신뢰지수(9월), 중국당국 및 차이신의 구매관리자지수(9월), 영국 국내총생산(GDP, 2분기), 미국 GDP(2분기)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헝다발 신용 리스크 우려와 함께 매파적이었던 9월 FOMC 회의 결과로 인한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달러화지수 상승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고 있지만, 경기 모멘텀 회복에 기댄 위험자산 선호 심리 역시 위축되지 않는 등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유로화 역시 달러 강세 폭보다 제한적 하락폭을 기록했다. 특히 헝다 사태와 매파적 9월 FOMC 회의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각종 경제지표는 견조한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둔화 수준이 제한되면서 유로존 경기 회복 지속 기대감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헝다 사태 및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 등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가 달러화 등 글로벌 외환시장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9월 FOMC 회의 이후 급등세를 보이는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 속도도 주목해야 한다.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가 유지되겠지만,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과 더불어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속도가 완만해질 경우 달러화 흐름이 변화될 여지도 있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원·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이 예상되나, 헝다 사태 전개 흐름에 좌우될 전망이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73~1186원

헝다그룹 이슈에서 중국의 CDS프리미엄은 과거 5년 평균 수준으로 상승하며 중국 금융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다만 EMBI+ 스프레드나 변동성지수인 VIX 등 글로벌 리스크 지표로 볼 때 해당 이슈의 영향력은 다소 제한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중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61.7%로 주요국과 비교해 낮은 편이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분기 기준 미국 가계부채 비율은 99.8%에 육박했다. 헝다발 신용 리스크가 리먼 때와 같이 부동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발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주일간 역외 위안화 환율은 20일을 고점으로 상승폭을 반납해 원화 약세의 폭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장중 1186원을 상회하기도 했지만,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중국발 이슈에 환율이 오버슈팅한 것이란 분위기가 잡힌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지만, 이같은 이유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은 점차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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