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준비 완료···韓 우주 기업도 '뜬다'
누리호 발사 준비 완료···韓 우주 기업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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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최종 관문 WDR도 통과···내달 21일께 하늘로
한화에어로·KAI·현대로템 참여···우주 사업 확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2018년 11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발사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약 한 달 뒤 우주로 향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국내 굴지의 방산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이들 기업의 역할에도 다시 한번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누리호 비행모델(FM)은 발사 점검의 마지막 관문인 WDR(Wet Dress Rehearshal)을 최근 성공적으로 끝내고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10월 21일로 예정된 1차 발사를 대기 중이다. WDR이란 발사체를 발사대에 세우고 극저온 환경에서 발사체가 정상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영하 183℃의 산화제를 충전·배출하는 작업을 뜻한다.

누리호 시험발사체의 경우 WDR 과정에서 가압계통에 이상이 발견돼 기술적인 보완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예정 발사일보다 약 한 달 정도 늦은 2018년 11월에 발사됐다.

이와 달리 실제 발사에 쓰이는 누리호 비행모델은 단 한 번에 WDR을 통과해 순조롭게 최종 발사 작업을 준비 중이다.

과학기술정통부 권현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현재까진 특별한 문제가 없기에 발사일이 변경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누리호의 발사 예정일은 10월 21일로 돼 있지만, 정확한 1차 발사일은 이달 29일로 예정된 발사관리위원회에서 확정된다. 기상 변수 등을 고려해 1차 발사일 이후 일주일간은 예비발사 기간으로 지정된다. 1.5t(톤)짜리 더미(모의) 위성을 600~800km 상공의 지구 저궤도에 올리면 발사는 성공한다.

정부는 누리호 1차 발사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2022년 5월 2차 발사도 준비 중이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발사체 성능 신뢰를 높이기 위해 4차례 더 발사한다.

2010년 개발을 시작해 약 11년만에 빛을 보게 된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은 1조9천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우주 과학 기술분야 초대형 국책 프로젝트다.

누리호는 아파트 17층 정도의 높이(47.2m)에 총 중량이 약 200t에 달하며 75t급 액체엔진 4기가 묶여있는(클러스터링) 1단부와 75t급 액체엔진 1기로 이뤄진 2단부, 7t급 액체엔진 3단부로 구성된다.

누리호는 1.5t급 모의 위성을 싣고 하늘로 발사되는데, 1단부는 대기권을 돌파하는 데 쓰이고 2단부는 우주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후 3단 로켓이 600∼800㎞ 상공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진입시킨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한국은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언제든지 원할 때 인공위성이나 탐사선 등을 독자적으로 우주 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한국은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에 이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갖춘 7대 우주강국에 합류하게 된다. 이스라엘, 이란, 북한도 발사체를 쏘아 올렸지만 모두 300kg 이하 소형 위성으로 1t 이상 위성 발사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한국이 세계에서 7번째로 우주 발사체 보유국 자리를 노릴 수 있었던 건 국내 방산기업들의 역할이 상당했다는 평가다. 

KAI는 누리호 발사체 총조립을 담당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을 납품했다. 현대로템은 추진기관시스템 시험설비를 구축해 발사체의 종합 성능을 검증할 수 있게 했다. 이들 기업은 누리호 사업 참여를 계기로 우주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14년부터 누리호 사업에 뛰어든 KAI는 누리호 조립설계, 공정설계, 조립용 치공구 제작, 1단 연료탱크 및 산화제탱크 제작, 발사체 총조립 등을 담당했다. KAI는 지난 2월엔 뉴스페이스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항공우주체계 종합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바 있다. KAI의 2019년 우주분야 매출은 1244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2030년까지 무인항공기와 위성, 우주발사체 등에서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에 사용되는 총 6기의 엔진을 납품했다. 누리호는 길이 47.2m, 무게 200톤의 3단형 우주발사체로 설계됐다. 1단 로켓은 75톤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 300톤급 추력을 내고, 2단은 75톤급 액체엔진 1기, 3단은 7톤급 액체엔진 1기가 장착된다. 특히 75톤급 엔진 개발·생산은 세계에서 7번째로 성공했다. 각 로켓의 비행제어 및 자세제어시스템과 엔진 공급계 밸브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했다.

현대로템은 누리호의 연소시험을 진행했다. 2011년 기본설계용역사업을 수주한 후 추진기관시스템 시험설비에 참여했다. 2014년 구축 설계 및 시험설비 제작에 돌입해 2015년부터 3년간 나로우주센터에 시험설비를 구축했다.

한편 이번 발사가 실패로 끝나더라도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지속해서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조황희 센터장은 "혹시 이번 발사가 실패하더라도 빠르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인공위성 시장이 빠르게 확장하는 만큼 이를 우주 공간에 올릴 발사체 기술을 우리가 확보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우리가 만든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쏘는 것이 앞으로 경제적, 안보적 측면에서 모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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