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드라마, 웹툰 등 국내외에서 흥행했던 인기 지적재산권(IP)들의 확장 채널로 오디오북이 각광받고 있다.
시각적인 매체에서는 때로 축약된 부분이나 각색된 부분들이 존재하지만 원작인 종이책을 근간으로 제작된 오디오북의 경우 디테일한 서사 전개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낭독으로 더 몰입감 있는 콘텐츠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화상 미팅과 유튜브, 넷플릭스 등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귀로 듣는 오디오 콘텐츠에 눈을 돌리고 있다.
17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지난해 3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연평균 24.4% 성장률로 2027년까지 149억9000만 달러 시장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오디오북이 성장하는 이유는 책을 청취하면서 운전이나 산책, 집안일 등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며, 모바일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들을 수 있어 책보다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 때문이다. 동영상과 달리 청각으로 정보를 받아들여 시각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으로 콘텐츠를 '재발견'하는 재미가 있어서다.
국내 오디오북 시장의 성장세 가운데 스토리텔, 윌라 등은 넷플릭스 시리즈, 웹툰, 드라마 등 인기 IP를 오디오 콘텐츠로 확장해 원작과는 다른, 특별하고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스토리텔은 넷플릭스 영화 '에놀라 홈즈'를 한글판 오디오북으로 독점 공개했다. 셜록 홈즈의 계보를 잇는 셜록의 여동생 에놀라 홈즈의 새로운 미스터리 탐정소설 '사라진 후작'이 원작으로, 넷플릭스에서 영화화된 데 이어 오디오북으로 확장해 사랑받고 있다. 실제로 해당 작품은 원작의 팬심을 바탕으로 다양한 연령대에서 사랑받는 오디오북으로 스토리텔 소설 카테고리 상위에 랭크되고 있다.
스토리텔은 넷플릭스 인기 영국 드라마 '꼴찌마녀 밀드레드' 또한 오디오북으로 출시했다. 꼴찌마녀 밀드레드는 1974년 영국 작가 질 머피의 소설 (원제: The Worst Witch) 로 영국에서 드라마와 뮤지컬로 제작되는 등 원소스멀티유즈(OSMU)로 소비되는 인기 원작이다. 해리포터의 작가 JK 롤링이 해리포터를 집필하는 데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시리즈는 스토리텔에서 어린이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페이지에서 인기를 끈 웹소설도 오디오북으로 속속 출시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34만명이 구독한 미국 작가 세레노 발렌티노의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도 오디오북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스토리텔에서는 올해 상반기 개봉한 흥행영화 '크루엘라'의 스핀오프 '개를 훔친 이웃집 여자'에 이어 '말레피센트', '버림받은 마녀'까지 출시된 상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이낙준의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는 지난 2019년 3월 네이버 시리즈에서 누적 다운로드 1500만회를 돌파한 인기 콘텐츠다. 지난 1월 스토리텔에서 오디오북으로 발행된 이후 오디오북으로 시리즈 카테고리 1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전문 성우의 흡입력 있는 낭독과 연출을 통한 원작 특유의 세밀한 심리 묘사로 듣는 몰입도를 높였다.
웹툰에 이어 드라마 계약도 체결된 네이버 웹소설 '재혼황후'는 지난 3월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오디오북으로 출시됐다.
드라마 혹은 영화로 주목을 받았던 슈퍼 IP의 경우 오디오북으로 출시된 이후 오디오북의 인기 또한 높다.
2016년 3월 출간된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올해 스토리텔에서 오디오북으로 독점 출시된 후 티빙에서 웹드라마가 화제 속에 방영되기도 했다. 웹드라마 방영 이후 오디오북도 다시 주목을 받아 스토리텔에서 인기 콘텐츠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정명 작가가 집필한 인기 소설 '뿌리 깊은 나무'(2006)와 '바람의 화원'(2007)은 SBS에서 드라마화됐던 대표적인 인기 IP로 올해 6월 오디오북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2014년 정재정, 이성민 주연으로 영화화된 일본의 인기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도 윌라에서 지난달 27일 오디오북으로 공개된 이래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박세령 스토리텔 한국지사장은 "인기 콘텐츠를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처음 시각으로 원작을 접했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며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와 드라마뿐 아니라 웹툰, 웹소설 등 다양한 채널의 인기 IP들을 오디오북으로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