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조준한 행동주의 펀드···"SK바사 지분 팔아라"
SK케미칼 조준한 행동주의 펀드···"SK바사 지분 팔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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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리카파트너스, SK케미칼에 주주제안서 발송
'중복상장' 관련 행동주의 펀드 요구 확대될 듯
SK케미칼 사옥 전경. (사진=SK)
SK케미칼 사옥 전경. (사진=SK)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싱가포르의 행동주의 펀드가 SK케미칼에 보유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일부를 매각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가치가 SK케미칼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요구는 모회사와 자회사를 동시에 상장하는 ‘중복상장’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증권가는 코로나19 이후 강세장에서 비상장 자회사 상장이 대폭 늘어나 다른 기업도 비슷한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전일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에 발송한 주주제안서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SK케미칼이 들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68.43%)은 주당 149만2653원의 가치가 있는데, SK케미칼의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18.3%를 매도하고, 매각대금 4조2000 억원으로 SK케미칼 주주에게 특별배당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메트리카파트너스가 갖고 있는 SK케미칼 지분은 5% 미만이어서 공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행동주의 펀드의 이번 요구가 근본적으로 SK케미칼과 SK바이오사이언스, 즉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상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해 지난 3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만약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되지 않았다면 SK바이오사이언스에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의 호재가 생겼을 때 SK케미칼이 그 가치를 온전히 반영할 수 있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되면서 SK케미칼이 가진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가치는 할인돼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과 주가가 올라도 지주사인 삼성물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현상과 비슷한 원리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 소식으로 8월 한 달 동안 84% 오를 때 SK케미칼은 14% 상승에 그쳤다.

증권가에선 이처럼 중복상장과 관련 행동주의 펀드의 비슷한 요구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회사 성장에 필요한 자금마련을 위해 비상장사 계열사를 상장하는 ‘중복 상장’이 코로나19 이후 많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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