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사다리' 보금자리론 금리, 2년5개월 만 3%대
'주거사다리' 보금자리론 금리, 2년5개월 만 3%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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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론 금리 1년만 0.75%p↑···서민 부담 가중
국채금리 상승 여파···추가 상승 가능성 높아
서울 시내 주택가.(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시내 주택가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온 대표 정책모기지 '보금자리론'의 금리가 2년여 만에 연 3%를 넘어섰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규제에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줄줄이 올리는 상황에서 보금자리론 금리마저 치솟으면서 서민 실수요층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가장 대표적인 보금자리론 상품 'U-보금자리론'과 'T-보금자리론'의 금리(30년 만기)가 이달 1일부터 연 3.05%로 인상됐다. 이는 전월(연 2.95%) 대비 0.1%p 오른 수치다. 지난해 9월 금리가 2.30%였던 점을 고려하면 1년새 금리가 0.75%p 오른 것이다.

30년 만기 U-보금자리론과 T-보금자리론 금리가 연 3%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9년 4월(연 3.15%) 이후 2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같은해 9월 연 2.3%까지 떨어진 후 2.3~2.7%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시장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4월 연 2.80%로 급격히 뛰었고, 이후 서서히 오르다 이달 들어 3%를 넘어섰다.

보금자리론 금리 상승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연관이 깊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예고에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국채가격 하락)하면서 이에 영향을 받는 국내 국채금리도 오른 것이다. 보금자리론은 국채 5년물 금리에 연동된다. 지난달 1.597%까지 떨어졌던 국채 5년물 금리는 서서히 올라 이날 1.719%에 마감했다.

주금공 측은 무주택 서민·실수요자에게 과도한 상환 부담을 주지 않도록 인상폭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6월 이후 보금자리론 금리 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동결해 왔지만 이달 부득이하게 보금자리론 금리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보금자리론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데 있다. 미국과 국내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보금자리론이 서민 실수요자가 찾는 정책모기지 상품인 점을 고려하면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한층 가중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용대출 등 대출금리를 잇따라 올리는 상황까지 겹쳐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 3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2.80~4.30%로 3개월 만에 0.42~0.45%p 뛰었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은 "집값이 천정부지로 뛴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 바로 보금자리론이었다"며 "자산이나 연봉이 높지 않은, 소위 말하는 서민 고객들에게 은행 자체 상품보단 보금자리론을 먼저 추천하곤 했었는데, 두 상품 모두 금리가 뛰는 상황이라 고객 부담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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