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고용지표 쇼크로 '强달러' 제동···현 추세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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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잭슨홀에 美고용 충격···테이퍼링 전망↓·리스크온↑
ECB, 완화적 기조 전환 가능성·국내 증시 外人 행보 '주목'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이 이어진 잭슨홀 미팅에 이어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글로벌 강(强)달러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리스크온(위험자산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이번 주(6~10일) 원·달러 환율은 1150원선 하향 돌파 흐름도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멈춰서면서 국내 수급, 외국인 증시 매수·매도 행보에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35분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157원)보다 1.1원(0.09%) 높은 달러당 1158.1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제한되면서 전거래일 대비 2.0원 갭다운한 1155.0으로 개장했다. 오전 중으로는 갭다운한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해 1159원 중반 흐름까지 올라섰다가 곧장 내려오면서 오름폭을 되돌렸고, 현재 1156~1157원 레벨에서 거래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을 통해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은 상당폭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앞선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이 여전히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시사한 데 이어 고용지표가 시장의 기대 수준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에선 고용지표가 계절적 특성의 조정을 받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고, 최근 급등하는 집값 등을 고려하면 연준은 고용지표 수준과 무관하게 테이퍼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발표는 조기 테이퍼링 도입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주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 노동부는 3일(현지시간) 고용보고서를 발간하면서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가 23만5000건이 늘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 전망한 75만건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 3월(26만6000건) 저점을 찍은 이후 7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다 부침을 맞은 것이다.

이는 앞서 파월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 전제조건으로 언급한 '고용시장의 상당한 진전'에는 미흡한 결과이며, 곧바로 달러 약세 심리를 자극시켰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지난주중 92.7에서 92.0으로 0.7포인트(p) 떨어졌다. 반대로 카운터 파티인 유로화 환율이 1.1795에서 1.1880(0.7%)으로, 파운드화 환율은 1.3764에서 1.3871(0.8%)로 올라서는 등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빅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약(弱)달러 흐름은 이번 주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연준의 테이퍼링 조기 도입 지연 기대감에 단기간 달러 약세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곧 신흥국 국가에 대한 투심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고용지표 발표 이후에도 미국 국채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수익률이 상승했으며, 나스닥지수는 0.21% 상승해 재차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향후 경제전망에 따라 부분적으로 혼조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중국 관련 불확실성 리스크도 물밑으로 움직이면서 달러 외 통화의 동반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내 규제 관련 리스크가 부각되기도 했지만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고 경기부양책 실시에 따른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위안화도 강세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주중 주목할 만한 이벤트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결정이다. 이번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는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국채 매입 규모 축소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ECB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기조로 천천히 전환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델타 변이발 코로나19 재확산세에 경제 회복을 우선시하며 기준금리 동결·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유지 등 완화적 기조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일부 국가에서 물가가 높게 뛰면서 국채 매입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에선 1150원 레벨의 결제 수요(달러 매수)가 환율 하방 압력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인 증시 행보가 큰 폭의 변동성을 제공할 전망이다. 그간 '셀코리아(한국 주식 매도)' 행렬을 이어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지난주 2조원가량을 순매수했다. 리스크온 심리 회복은 증시에서 기대 요인이지만, 이날 외국인은 5거래일 만에 순매도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국은행은 오는 9일 통화신용정책을 발표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같은 날 한국개발원(KDI)에서 최근경제동향을 발표한다. 대외적으로는 7일 중국 무역수지(8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2분기), 8일 미국 '구인·이직 보고서(JOLTs)', 9일 중국 소비자물가지수, 10일 미국 생산자물가지수 등이 예정돼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잭슨홀 및 미국 고용지표를 통해 확인된 연준의 테이퍼링 실시 지연이 당분간 달러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아진 동시에, 중국 관련 불확실성 리스크도 잠시 수면 아래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은 비(非)달러 통화의 동반 강세 현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오는 14일 예정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 이전까지 달러화 강세를 재차 촉발할 재료가 부진한 가운데 위험자산선호를 대변하는 비트코인 가격이 재차 5만달러를 회복한 모습은 이같은 리스크온 심리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달러 강세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국내 수급, 특히 외국인 국내 증시 순매수세가 이번 주에도 지속할 지 여부에 크게 의존할 전망이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환율은 1150 하향 돌파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53~1165원

지난 6월 이후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테이퍼링 경계감 등을 반영하며 '달러 강세-유로화 약세' 흐름이 지속됐고, 기술적으로도 과거 평균과 비교해 유로화의 현재 순매수 포지션은 크게 저조한 상황이었다. 이후 잭슨홀에서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를 재확인하면서 유로존의 상대적 경기 모멘텀 개선, 서비스업 경기 정상화 등과 맞물려 유로화 반등 가능성은 높아졌다.

최근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지수를 볼 때에도 유로존의 개선세는 돋보인다.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0%를 기록하면서 전망치를 상회했고, 지난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9.8을 기록해 15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델타 변이 확산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률과 봉쇄 조치 완화에 따른 서비스업 경기 정상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유로존 물가가 디플레이션 국면이 아닌 정상 궤적에 있을 경우 미국과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 차이 확대는 구매력 평가설에 따른 유로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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