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파월 '잭슨홀 비둘기' 발언에 '强달러'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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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인상 및 파월 잭슨홀 메시지···환율 하락 재료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국내 증시 外人 '셀코리아' 행보 주목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현황판에는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8월30일~9월3일)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단기적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남아 있는 불확실성은 낙폭 수준을 제한할 전망이다. 또 글로벌 강(强)달러 이슈가 소강 상태에 접어든 만큼, 중국 시장 리스크와 국내 증시 영향도 강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25분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보다 4.9원 내린 달러당 1164.3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비둘기파적 메시지를 전달한 파월 의장의 발언에 전거래일 대비 6.5 갭다운한 1162.7원으로 개장해 오전 중으로는 하락폭을 소폭 되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1160원대 후반까지는 올라서지 못하고 1164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환율 변동 이슈가 많았던 지난주 '슈퍼위크'가 막을 내렸다. 국내에선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인상과 동결 어느 쪽으로도 업계의 의견이 기울어지지 않았지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인상을 단행했다. 대외적으로는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은 테이퍼링 및 금리 인상을 향해 한 발 나아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파월 의장의 완화적 기조는 여전한 모습이었다.

이처럼 슈퍼위크의 이벤트들이 원화 강세, 달러 약세 재료를 만들어내면서 일방적인 달러화 강세 흐름은 향후 제한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기조 발언은 대체로 완화적인 메시지였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앞서 잭슨홀 미팅을 주최하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한 주요 연준 인사들이 조기 테이퍼링을 촉구하면서 통화 긴축에 대한 의견이 개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연내 테이퍼링 시작을 분명히 밝히면서도, 금리 인상 가능 시기는 '아주 멀리'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게다가 높은 물가상승률에 대해선 여전히 '일시적' 수준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켰으며, 테이퍼링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완전 고용을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는 달러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지난주 중 93.5에서 92.7로 0.87% 하락했고, 29일(현지시간) 오후 기준으로는 전일 뉴욕증시 종가 대비 0.20포인트(p) 내린 92.67을 기록했다. 더욱이 올해 연간 변동폭(97원)이 지난 2018년(90원)을 상회한 수준으로, 단기적으로는 환율 오버슈팅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 수도 있다.

글로벌 달러 향방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중국 시장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오는 31일 중국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살아날 수 있다. 이는 위안화 약세로 이어져 원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빅테크 기업 등 대형 플랫폼 업체에 대한 규제를 이어나가고 있는 중국 정부의 규제 일변도 행보도 잠재적 위안화 약세 압력으로 꼽힌다.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행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은 미국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 및 및 델타 변이발 코로나19 재확산 이슈로 줄곧 '셀코리아(한국 주식 매도)'를 외쳐왔다. 지난주 잭슨홀 미팅 직전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이 완화되며 외국인의 순매수세 전환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7일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만 37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셀코리아가 지속될 경우 환율 하방 압력을 제한하게 된다.

이외에도 국내에서는 오는 31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7월)를 시작으로 △9월1일 수출입(8월) △2일 소비자물가(8월) 등이 발표된다. 국외에서는 △31일 유럽연합(EU) 소비자물가지수(CPI, 8월) △9월1일 미국 ISM 제조업구매자지수(8월), ADP 비농업부문 민간 고용(8월), 중국 차이신(Caixin) 제조업 PMI(8월) △2일 미국 무역수지(7월) △3일 미국 비농업고용지수 등이 발표된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1150~1160원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주식 순매도 지속 등 수급 불안은 지속하였지만 달러화 약세, 한은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정부의 스무딩 오퍼레이션 영향 등으로 한주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잭슨홀 미팅 이후 단기적으로 달러화 약세 심리가 확산할 공산이 높아 이번 주 초반 원·달러 환율은 갭 하락이 예상된다.

이후 흐름은 국내 주식시장 추이, 특히 외국인 순매도 진정 여부가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 속에 국내 외국인 순매도가 진정 혹은 순매수 전환 시에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향 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환율이 1150~1160원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는 9월3일 8월 미국 고용보고서와 중국 리스크 등이 추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161~1174원

최근 가팔랐던 원화 약세에는 반도체 업황 둔화와 맞물린 하반기 국내 경기의 수출 둔화 우려가 주된 영향을 미쳤다. 다만 지난 20일 발표된 수출은 전년 대비 40.9% 증가로 나타나는 등 전월 대비 상승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일평균 기준으로도 31.5% 증가해 지난 7월(32.2%)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선방했다.

특히 하반기 중국 정책 환경 변화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초 지급준비율 인하를 비롯해 최근 중국의 통화상황지수가 반락했는데, 이는 완화적인 기조를 시사한다. 이를 고려할 때 오는 9~10월에는 경제지표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 즉, 환율 상승폭이 과도했다는 인식과 함께 3분기 말부터 4분기 초에는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의 순환적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환율은 3분기 환율 하락 전망 이후 4분기 상승 전망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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