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 에서 '사자'···돌아온 外人 '환율 8.1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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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테이퍼링 우려 완화, 단기간 급등 피로감 등에
이틀 연속 하락세···홍 부총리 환율 경계 발언 여파도
2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현황판에는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현황판에는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 전환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빠졌다. 환율이 4거래일 만에 1160원대까지 내려온 것이다.  줄곧 통화 긴축 우려가 이어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보여왔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부담 완화에 위험자산선호 심리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8.1원(0.69%) 내려간 달러당 1165.6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16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18일(1168.0원)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2.4원 갭다운한 1171.3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에는 1171원 초반대에서 오르내리는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다 정오 직전 급락하기 시작해 오후 내내 1160원 중후반대 수준에서 거래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외환시장에선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전환이 가장 큰 변동성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줄곧 '셀코리아(한국 주식 매도)'를 외치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오랜만에 매수 전환했다. 외국인은 1558억원의 주식을 사들였으며, 선물도 363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증시 순매수 전환은 11거래일 만이다. 이런 영향으로 이날 코스피는 뉴욕증시 상승 영향과 더불어 전날보다 29.49포인트(p, 0.95%) 상승한 3119.70에 출발해 장중 3140대까지 오르는 등 강세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이 순매수 전환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먼저 조기 테이퍼링 실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오는 26~28일 개최되는 잭슨홀 회의를 주관하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당초 대면 형식에서 온라인 행사 형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코로나19 위험성을 세계와 공유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비대면회의로의 전환은 회의 무게감을 낮추고, 연준이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제회복 둔화리스크에 더욱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완화된 것도 원·달러 환율 약세에 힘을 보탰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지난주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시키면서 향후 견조한 경제성장 흐름을 견지할 것이란 의중을 내비친 바 있으며, 글로벌 강(强)달러 흐름이 둔화되는 동시에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강한 원화도 상방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내 급등했던 흐름이 조정을 받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달 초 환율은 1142~1143원에 오르내렸지만, 약 열흘 사이에 40원 급등한 1179원 후반대까지 올라섰고 장중 환율은 118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1160원을 넘어설 때에도 전문가들은 예측보다 너무 빠르게 올라섰다는 관측이 제기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흐름이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이란 관측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변동성을 줄이고 외화 유출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전날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글로벌 달러 강세와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입, 원화환율 상승 등 국제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시장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응주 DGB대구은행 차장(수석딜러)은 "지난 두 달가량 외환시장은 △델타 변이발 코로나19 재확산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 △외국인 매도세 등의 요인들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았고, 변수는 대동소이하다"면서 "이날 다른 점이 있다면 외인 매도 흐름이 많이 개선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증시 흐름을 반전시켰다. 아울러 너무 단기간 내 환율이 급등한 경향이 있었고,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도 다소 완화된 흐름을 보이면서 (환율이)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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