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대전환기' 보험산업, 빅테크사와의 협업관계 정립이 관건
'디지털 대전환기' 보험산업, 빅테크사와의 협업관계 정립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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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와 협업 可···지나친 수세적 태도 지양"
보험 제공방식·가치사슬·경쟁구도 모두 변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디지털 환경 변화로 기존 보험업이 전환기를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험업의 범주가 확대되고, 보험산업의 가치사슬과 고객 가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더해 경쟁구도의 변화도 예상된다.

4일 보험연구원은 한국 보험산업의 미래를 전망하고 향후 경영 및 정책과제를 제시하는 '넥스트 인슈어런스(Next Insurance)'의 첫 이슈로 '디지털 환경과 보험산업' 보고서를 발표했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보고서를 통해 보험산업이 △제공 방식 △가치사슬·제공가치 △생태계·경쟁구도 측면에서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측했다. 

보험연구원이 분석한 디지털 환경 변화의 주요 동인은 디지털 환경의 급속한 변화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보험에서 디지털 보험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의 경제활동 비중이 높아진 점도 주목할만 하다. 작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의 경제활동 비중이 높아지면서 향후 10년 동안 경제활동의 주력인 20~40대 모두 MZ세대로 채워지고 결국 주력 소비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 보험 상품 제공 방식이 바뀔 수 있다. 향후 보험업은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억제하며, 고객이 체험하는 일상에서 즉각적으로 위험을 측정해 측정된 위험만큼 보장하는 데이터 기반 위험관리 서비스(Insurance as a Service; IaaS)로 발전될 전망이다. 

정확한 위험 측정으로 보험 상품 및 서비스가 자동으로 제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임베디드 보험, 주문형 보험상품 등 일상의 이동 동선에 따라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미리 위험 요소를 발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실시간으로 리스크를 보장하거나, 활동하는 동안 발생하는 리스크만 보장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또 보험업의 가치사슬과 제공가치도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 증가와 ICT 기술 발전 그리고 빅테크 등 기술 기반 비보험 기업의 보험시장 진출은 보험회사의 가치사슬 전 영역과 보험 수요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손 연구원은 "위험 인수부터 보험금 지급에 이르는 보험서비스의 부가가치 발생 단계는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화·정교화될 것"이라며 "보험회사는 유연함, 개인 맞춤, 실시간 제공, 끊김 없는 연결이라는 가치를 제공해 고객에게 디지털 보험소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연구원은 디지털 환경이 보험산업의 경쟁구도 및 시장 내 플레이어의 핵심 경쟁력도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산업 경쟁구도 변화는 빅테크의 경쟁우위, 경쟁적 협업 관계(파트너십), 경쟁적 협업 관계(시장의 양분) 등 세가지 정도로 내다봤다. 

빅테크가 플랫폼을 장악해 협상력에서 우위를 발휘하면 기존 보험회사의 역할이 보험상품 제조에 그칠 우려가 있다. 이와는 다르게 경쟁적 협업 관계로 나아갈 경우 빅테크와 핀테크사는 보험사들과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형성할 긍정적인 변화 가능성도 포착된다.

마지막으로 빅테크·핀테크사가 보험업 라이선스를 획득할 경우 보험산업 가치사슬 일부에 특화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빅테크는 미니보험 시장에서 우위를 갖고, 기존 보험회사들은 장기 종신·변액보험 등으로 보험시장 영역이 나눠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보험연구원은 "미래 핵심 역량은 생태계 장악력으로 보험회사들이 보상 중심의 기존 역할에 머무를 경우 단순 보험금 지급자로 위축될 수도 있다"면서도 "빅테크·핀테크사가 보험회사와 경쟁적 협업관계로 나아갈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출에 지나치게 수세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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