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눈앞' HMM, 파업 초읽기···육상노조, 중노위 조정 신청
'최대 실적 눈앞' HMM, 파업 초읽기···육상노조, 중노위 조정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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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임금 25%↑" vs 사측 "5.5%↑"
해상노조도 파업 의사···수출대란 우려
주채권은행 산업은행 "두자릿수 인상 안돼"
HMM 상하이호. (사진=HMM)
HMM 상하이호. (사진=HMM)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적 해운사 HMM이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달성을 앞두고 노사간 임금 단체협상 난항으로 창사이래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사실상 컨테이너선 운항이 중단돼 대규모 수출 물류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사무직원들로 구성된 육상노조는 이날 오후 중으로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진만 HMM 육상노조 위원장은 "이는 전날 대의원회의에서 진행한 찬반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간 회사가 많이 힘들었기에 직원들 모두 10년 가까이 임금이 동결돼도 이해하고 참아왔다"며 "중노위에서 합리적인 조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그것을 받아들일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노위는 사측과 노조 측 각각의 면담을 통해 조정안을 제시한다. 만일 한쪽이라도 수용하지 않으면 노조 측은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사는 지난 28일 4차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 교섭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 측은 지난 2011년부터 8년간 불황으로 인해 임금이 동결돼 온 점, 올해는 물동량 증가로 사상 최대치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25%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실제로 HMM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상운임 급등에 힘입어 지난해 9809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인 1조19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곧 발표될 2분기 영업이익도 1조4000억 원에 육박, 연간으로는 5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HMM 임직원 1519명의 평균 연봉은 6250만원으로, 동종업계인 현대글로비스(9150만원)와 에이치라인 해운(7951만원) 등에 비해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사측은 연봉 5.5% 인상과 월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격려금을 제시했다. 

당초 외부 컨설팅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임금 11.8%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나 주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24.9%)인 산업은행이 "3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만큼, 두 자릿수 임금인상률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완강히 하자 인상률을 대폭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노조와 별도로 임단협을 진행 중인 해원노조(선원 노조)도 다음 달 3일 예정된 3차 교섭이 진전없이 끝날 경우 중노위 조정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도 지난 2019년까지 6년간 임금 동결을 겪어왔다. 

특히 인력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임금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원노조 관계자는 "1년새 퇴사한 직원 총 141명 가운데 99명이 해상직원"이라며 "수주 뿐 아니라 선박을 운항하는 인적자원 또한 중요하다. 고통분담에 나섰던 직원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만약 중노위 조정마저도 무위로 끝난다면 이들도 육상노조와 함께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HMM의 파업이 현실화 되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차질이 생겨 산업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HMM이 현재 산은의 관리를 받고 있는 입장이라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는 처지지만 더 중요한 건 파업이 몰고오는 타격"이라며 "협상 타결을 어떻게든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HMM 노사는 지난해에도 임단협 문제로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배재훈 사장이 직접 노조 설득에 나서면서 극적 타결한 바 있다. 이 당시에도 노조는 물가상승률를 감안해 사측에 임금을 8%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2.8% 인상되는데 그친 바 있다.

HMM 관계자는 "원만한 노사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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