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그룹, 상반기 성적표 모두 좋다···'리딩뱅크' 경쟁 가열
5대 금융그룹, 상반기 성적표 모두 좋다···'리딩뱅크' 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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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비은행 고른 활약에 호실적 견인···'1·2兆클럽'
KB-신한, 리딩뱅크 경쟁 치열···순이익 격차 '300억'
증시호황에 NH 성장↑···우리 '증권사 M&A' 고민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5대 금융그룹이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으로, 견조한 대출 성장과 증시 호황, 인수·합병(M&A) 효과 등에 힘입은 결과다.

올해 상반기엔 순이익 '2조클럽(반기 기준)'도 탄생했다. 최근 몇 년간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했던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한층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두 그룹 외 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도 모두 순이익 '1조클럽'에 오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효자로 떠오른 '비은행'과 제 역할한 '은행'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대 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였다. 1위를 기록한 KB금융은 2조4743억원의 순이익을 내 지난해 상반기보다 44.6% 증가했다. 뒤이어 순이익 2조4438억원으로 소폭 뒤처진 신한금융은 35.4% 오른 2조4438억원을 시현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30.2% 오른 1조75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농협금융에 4위 자리를 내줬던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114.9% 오른 1조419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4위 탈환에 성공했다. 농협금융의 경우 40.8% 오른 1조2819억원의 순이익으로, 반기 첫 '1조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5대 금융그룹의 호실적은 은행과 비은행부문의 고른 성장에 따른 결과다. 특히, 비은행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증시 호황으로 증권업 이익이 크게 증가했고, 소비심리 회복으로 카드가맹점 수수료도 대폭 늘었다. 그룹에 새로 편입된 계열사들도 모두 양호한 실적을 냈다.

전체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대폭 늘었다. 약 2년 전만 해도 20% 수준에 불과했던 비은행 비중은 올해 들어 40~50% 늘어났다.

KB금융의 올해 상반기 비은행부문 순이익은 1조510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45.2%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비은행부문 비중은 27.1%에 불과했다.

신한금융의 비은행부문 순이익은 1조2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7% 증가했다.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38.4%에서 올해 상반기는 46.6%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의 비은행 비중은 28.6%에서 37.3%로, 농협금융은 20.1%에서 33.2%로 확대됐다.

금융그룹이 추진해온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비은행부문 비중은 약 19% 수준으로 다른 경쟁사에 비해 크게 낮았다. 금융그룹 모두 증권 계열사의 실적 개선세가 가장 가팔랐던 만큼 내부적으로도 증권사 M&A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21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성욱 우리금융 CFO는 M&A 계획과 관련, "보통주자본비율이 11% 초반으로 타사 대비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자본비율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추진할 것"이라며 "가장 시급하고 시너지 효과가 큰 증권 부문을 우선 생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초저금리 장기화에 지난해까지 뒷걸음질 쳤던 은행 실적도 올해에는 대출 성장, 순이자마진(NIM) 반등에 힘입어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모습이다. 세부적으로는 KB국민은행이 1조4226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지난해보다 14.1% 올랐고, 신한은행은 20.2% 증가한 1조3709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하나은행 1조2530억원(17.9%↑) △우리은행 1조2793억원(88.6%↑) △NH농협은행 8563억원(17.8%↑)을 시현했다.

◇KB-신한, 리딩뱅크 초접전 '예고'···NH 추격세 '주목'= '맞수'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쟁구도도 이번 실적의 관전 포인트였다.

지난해 2년 만에 1위에 올라선 KB금융이 올해 상반기에도 리딩뱅크 수성에 성공한 가운데, 2위 신한금융과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올해 1분기 782억원이었던 두 그룹의 순이익 격차는 2분기 305억원으로 줄었다.

NH농협금융그룹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해 처음으로 '1조클럽'에 입성한 데 이어 이미 지난해 우리금융의 실적을 앞선 전력이 있다. 특히, 계열사 중 NH투자증권이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견조한 수익을 내고 있어 증권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과의 4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역시 4대 금융그룹답게 명성을 어느 정도 회복한 모습이었으나 증권사 부재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영원한 4대 금융그룹은 없다'란 평가도 나오고 있는데, 향후 경쟁구도에서 증권사 M&A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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