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부 1경7722조···'부동산 가격 급등' 토지자산, GDP 대비 5배
작년 국부 1경7722조···'부동산 가격 급등' 토지자산, GDP 대비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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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통계청,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 발표
국민순자산, 1년 전보다 1093.9조(6.6%) 증가
부동산, 가계 순자산의 62%·전체 국민의 75%
서울시 전경.(사진=이진희 기자)
서울시 전경.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빚투(빚을 낸 투자)' 열풍 속에서 우리나라의 국부(國富)를 보여주는 국민순자산이 1094조원가량 늘었다. 코로나19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유동성 공급이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순자산 가운데 건물과 토지를 포함한 부동산 비중은 74.8%에 달했으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토지자산 규모도 5배를 기록해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22일 공동으로 발표한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1년 전과 비교해 1093조9000억원(6.6%) 증가한 1경772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명목 GDP와 비교해 볼 때 약 9.2배 수준으로, 전년(8.6배)과 비교해 비율이 더욱 확대됐다.

국민대차대조표는 매년 말을 기준으로 국내 경제주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규모를 측정한 통계다. 국민순자산은 실물(비금융)자산과 순금융자산(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것)을 합한 개념이며, 우리나라의 경제활동 과정에서 축적된 재산상태를 보여준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B·S팀 팀장은 "국민순자산은 스톡 통계라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크게 감소하지 않고 계속 증가한다"며 "자금순환통계에서 금융순자산을 추계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는데, 이같은 증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늘어난 국민순자산 가운데 비금융자산은 전년대비 1186조3000억원(7.4%) 증가한 1경7215조2000억원으로, 순자산의 97.1%를 차지했다. 1년 전 96.5%를 차지했던 것보다 0.6%포인트(p) 확대됐다. 이중 생산자산은 7486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70조6000억원(3.8%) 증가했으며, 부동산 등을 포함하는 비생산자산은 9730조5000억원으로 915조7000억원(10.4%) 늘었다. 이는 건설투자 및 연구개발 등의 생산성이 있는 자산보다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국부 증가가 더욱 컸다는 것을 뜻한다.

주요 경제주체들의 자산 집중은 토지자산에 쏠려있다. 토지자산의 규모는 전년보다 917조원(10.5%) 증가한 9679조4000억원으로, 전체 비금융자산의 56.5%를 차지했다. 또한 토지와 건물을 모두 포함한 부동산의 비중은 국민순자산에서 74.8%를 차지해 1년 전(73.4%)보다 비중이 1.4%p 늘었다. 비금융자산 내 비중 역시 1년 새 76.1%에서 77%로 확대됐다. 토지자산 비중은 지난 2013년 53.2%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토지자산의 GDP 대비 배율은 5.0배로, 1년 전(4.6배)보다 상승했다. 지난 199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2년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지난해 명목 GDP는 0.4%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토지 자산은 10.5% 늘었기 때문이다. 토지자산의 수도권 비중은 2010년 61.7%에서 2017년 56.6%까지 낮아졌지만, 2018년 56.9%로 반등한 뒤 2019년 57.2%까지 상승했다. 즉, 비수도권의 토지자산 증가는 수도권 오름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빚투 열풍에 국내외 주식시장으로도 많은 자금이 몰려들면서 대외금융자산이 늘었다. 하지만 외국인이 투자한 금액이 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대외금융부채 증가폭 역시 커졌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은 감소 전환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 금융자산은 지난해 4661억달러로 전년대비 517억달러 줄었다. 순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507조100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5억122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0.6%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 증가율로 추정된다. 국민대차대조표 통계에선 가계 부문만을 따로 추계하지 않기 때문에 가구당 순자산 추정액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 전체 순자산(1경423조원)을 추계 가구수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구매력평가지수(PPP) 환율 기준으로는 우리나라 가구당 순자산은 43만4000달러로 △미국 91만7000달러 △호주 80만3000달러 △캐나다 55만4000달러 △프랑스 46만8000달러 △일본 47만6000달러보다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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